이스라엘군은 야히아 신와르, 이스마일 하니예 등 하마스 정치·군사 지도자들과 하산 나스랄라 등 헤즈볼라 지도부를 차례로 제거했다. 특히 10월 7일 테러의 주모자로 지목된 신와르 제거는 이스라엘의 군사적 우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건이었다.
이 과정에서 전쟁 후유증은 양측 모두에 심각했다. 이스라엘 중앙은행에 따르면 2023년 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 대비 19.4% 감소했고, 관광산업은 90% 이상 위축됐다. 팔레스타인의 피해는 더욱 극심했다. 유엔 추산 가자지구 사망자는 2만 명을 넘어섰고, 주택 60% 이상이 파괴되었다.
보도에 따르면, 출구전략은 세 가지 축으로 구성된다. 하마스 군사력의 완전 와해, 이스라엘 인질 전원 석방, 가자지구의 새로운 통치체제 구축이다.
세 가지 전략 중 하마스 군사력 와해는 상당 부분 달성됐다. 핵심 지도부가 제거됐고 군사 시설 대부분이 파괴됐다. 그러나 나머지 과제는 난항이 예상된다. 이스라엘이 파악한 인질은 여전히 130여 명에 달하며, 가자지구 통치체제 구축은 더욱 복잡한 과제다.
미국은 이스라엘의 군사작전 축소와 함께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 중심의 새로운 거버넌스 구축을 제안했다. 그러나 PA는 오슬로 협정 이후 서안지구에서조차 영향력이 약화됐으며, 가자지구에서는 사실상 존재감이 없다. 이스라엘도 PA의 통치 역량을 신뢰하지 않는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절제력, 용기, 선견지명이 필요하다"는 발언은 이스라엘에 대한 우회적 경고다. '절제력'은 민간인 피해 최소화, '용기'는 하마스와의 협상 수용, '선견지명'은 팔레스타인과의 공존을 의미한다. 군사작전 일변도에서 벗어나 정치적 해법을 모색하라는 압박이다.
중동 이슬람권은 복잡한 입장이다. 이란은 하마스와 헤즈볼라 지원을 지속하면서도 전면전 확대는 경계한다. 파키스탄을 비롯한 이슬람 국가들은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수립을 전제로 한 '2국가 해법'을 주장한다.
이런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올해 안의 종전 가능성을 낮게 본다. 2025년 1월 미국 새 행정부 출범 이전 '레임덕' 기간이 협상의 골든 타임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바이든 행정부가 퇴임 전 중동 평화 중재자 역할을 마무리하려 할 것으로 예상한다.
결국 이스라엘의 군사적 성과가 지속가능한 평화로 이어지려면 팔레스타인과의 관계 정상화가 필수적이다. 단기적 승리를 넘어 장기적 안정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양측의 정치적 타협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