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배런스는 채권시장의 변화와 투자 전략, 달러 기축통화 체제의 도전 등을 심층 분석하며 글로벌 금융시장의 향방을 진단했다.
채권 수익률 상승은 단순히 대선 불확실성만이 아닌 근본적 경제 상황을 반영한다. 트럼프나 해리스 모두 재정 적자를 늘리는 정책을 제시하고 있어, 향후 국채 발행 증가가 예상된다. 트럼프의 계획은 10년간 7.5조 달러, 해리스는 3.5조 달러의 재정 적자 확대를 예고하고 있다.
다만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분열된 의회 구도를 고려할 때 대규모 재정 부양책 실현 가능성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인다. 또한 스트래티가스는 올해 주가 랠리로 인한 자본이득세 증가로 2025 회계연도 재정 적자가 당초 예상보다 줄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 전략 측면에서는 은행주가 주목받고 있다. JP모건은 장기 금리 상승으로 대형 은행의 대출 수익이 증가하고, 지역 은행들은 규제 완화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역 은행들의 주식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iShares U.S. Regional Banks ETF와 SPDR S&P Regional Banking ETF는 최근 한 달간 4% 이상 상승했다. 경기 변동에 민감한 산업재와 임의소비재 섹터도 매력적인 투자처로 꼽힌다.
은행주 선호 현상은 단순한 금리 상승 수혜를 넘어선다. JP모건의 분석에 따르면, 2020년 중반부터 2023년 중반까지의 인플레이션 시기에 주식, 원유, 구리 등 경제 민감주가 강세를 보였던 경험이 반영된 것이다. 특히 소규모 은행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잠재적 규제 완화 정책으로 추가 수혜가 예상된다. 웰스 인핸스먼트 그룹의 요시오카는 이런 시장 움직임이 단기적 노이즈를 넘어 경제 펀더멘털이 유지되는 한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달러 기축통화 체제에 대한 도전도 주목할 만하다. 브릭스(BRICS) 국가들은 달러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대체 결제 시스템 구축과 새로운 디지털 자산 창출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은 달러를 '무기'로 규정하며 탈달러화를 강조했다. 현재 달러는 중앙은행 준비금의 60%를 차지하고 있으나, 글로벌 통화금융 연구기관인 OMFIF(Official Monetary and Financial Institutions Forum)는 2050년까지 40~45%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불확실성 속에서 금은 주요 안전자산으로 부상했다. ING의 분석에 따르면, 브릭스 국가들은 현재 보유고의 10% 수준인 금 매입을 확대하고 있으며, 이는 달러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실질적 조치로 해석된다. 금 가격은 올해 30% 이상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 증대와 함께 브릭스 국가들의 전략적 매입이 겹친 결과로 분석된다.
그러나 유로화가 20년이 넘는 시간에도 준비자산의 20% 수준에 머무는 점을 고려할 때, 달러 체제의 급격한 변화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실제로 금을 매각할 때도 여전히 달러로의 교환이 가장 효율적인 방식이라는 점이 현실적 한계로 지적된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시장 상황에 대해 신중한 접근을 조언한다. 선거 결과에 따른 단기적 변동성에 과민 반응하기보다는 경제 펀더멘털과 연준의 통화정책, 기업 실적 등 본질적 요인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월가 전문가는 "이번 선거는 단기적 노이즈를 일으킬 수 있으나, 건전한 경제 기반이 유지되는 한 시장은 궁극적으로 이를 극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브릭스의 탈달러화 움직임과 미국의 막대한 재정 적자 등 구조적 리스크 요인들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