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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CEO들의 '정보전'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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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CEO들의 '정보전' 가속화

미국 대선 앞두고 막후 네트워크 주목, “정보가 힘이다”
MS 나델라·테슬라 머스크 등 정보수집 강화



글로벌 CEO들, 변동기에 고급 정보에 혈안.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글로벌 CEO들, 변동기에 고급 정보에 혈안. 사진=로이터

美 대선이 1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글로벌 기업 CEO들의 정보수집과 인적 네트워크 구축이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트럼프의 재집권 가능성이 커지면서 기업환경 변화에 대한 불확실성이 고조되자, CEO들은 다양한 채널을 통해 시장 변화를 분석하고 대응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더 인포메이션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사티아 나델라 CEO가 하루 두 차례 스타트업 대표를 포함한 타 기업 CEO들과 통화하며 최신 기술 동향을 파악한다고 보도했다. 특히 AI 혁신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스타트업들의 기술 개발 현황과 시장 동향에 대한 실시간 정보수집에 주력하고 있다.

모건스탠리의 전 CEO이자 디즈니 차기 회장인 짐 고먼은 미국 전역의 신임 CEO들과 정기적으로 소통하며 경영 노하우를 공유한다. 월가는 이를 "불확실성이 커지는 시기에 기업 리더들 간의 '지혜의 네트워크'가 확대되는 현상"이라고 보고 있다.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의 행보도 주목받고 있다. 머스크는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바비 코틱, IAC의 배리 딜러,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의 데이비드 자슬라브 등 주요 기업 CEO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나아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정기적으로 소통하며 사업과 지정학적 이슈를 논의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CEO들의 네트워크 강화가 기업의 생존 전략이 됐다고 분석한다. 한 기업 전문가는 "기술 혁신과 지정학적 갈등이 맞물린 현재의 경영환경에서는 공식 정보만으로는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어렵다"며 "CEO들의 비공식 네트워크가 중요한 의사결정 도구가 됐다"고 설명했다.

맥킨지가 발표한 'CEO 네트워크의 경영성과 영향 분석' 보고서는 이러한 네트워크의 효과를 입증했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글로벌 500대 기업 CEO들의 네트워크 활동과 기업 실적을 분석한 결과, 활발한 CEO 교류가 있는 기업들이 그렇지 않은 기업들에 비해 평균 15% 높은 매출성장률을 기록했다.

보고서는 디지털 전환과 신시장 진출 과정에서 CEO 네트워크의 효과가 두드러진다고 분석했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신기술 도입 시 CEO 네트워크가 활발한 기업들의 성공률은 78%로, 평균 60%를 크게 상회했다. 신시장 진출에서도 이들 기업은 65%의 성공률을 보여, 평균 50%를 웃돌았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는 이러한 성과 차이의 원인을 세 가지로 분석했다. 첫째, CEO 네트워크를 통한 실시간 시장 정보 획득이 의사결정의 적시성을 높였다. 둘째, 다양한 산업의 CEO들과의 교류가 혁신적 아이디어 발굴로 이어졌다. 셋째, 위기 상황에서 네트워크를 통한 신속한 대응이 가능했다.

딜로이트의 분석에 따르면, 팬데믹 기간 동안 활발한 CEO 교류가 있었던 기업들은 평균 대비 20% 높은 위기 대응력을 보였으며, 회복 속도도 30% 이상 빨랐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CEO 네트워크의 질적 수준이 기업의 새로운 경쟁력으로 부상했다"며 "특히 산업 간 경계가 모호해지는 현재 상황에서 다양한 산업 CEO들과의 교류는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기업들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내외 CEO들과의 교류를 확대하고,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한 대응력을 높여야 한다.

미국 대선을 앞둔 현재 상황은 글로벌 기업들의 네트워크 경영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특히 트럼프 집권 시 예상되는 급격한 정책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기업 간 협력과 정보 공유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