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스타트업 제로아비아(ZeroAvia)가 이르면 2026년 수소연료 항공기 엔진을 상용화한다. 일본의 종합상사 이토추(Itochu)의 지원을 받는 제로아비아는 영국을 시작으로 아시아 시장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26일(현지시각) 닛케이에 따르면, 제로아비아는 영국 코츠월드 공항에 연구개발 허브를 두고 30여 개국 출신 150여 명의 엔지니어와 함께 수소연료 전지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제로아비아 측은 "수소연료 전지 기술은 항공기 탄소 배출량의 90% 이상을 감축할 잠재력이 있다"며 "항공업계 탈탄소화를 이끌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제로아비아는 이미 19인승 시험용 항공기에 수소 전기 엔진을 장착해 시험 비행에 성공했다. 시험 비행기는 한쪽 날개에 수소 전기 엔진, 다른 쪽 날개에는 기존 항공유 엔진을 장착했지만, 상용 모델은 양쪽 모두 수소 전기 엔진을 사용할 계획이다.
현재 시험 비행기의 최대 비행 거리는 약 560km로, 도쿄-오사카 간 편도 비행이 가능한 수준이다. 제로아비아는 2026년까지 영국에서 상업 운항에 필요한 인증을 획득하고, 이후 미국과 유럽연합(EU)에서도 승인을 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2028년까지 80인승, 2032년까지 200인승 항공기에 대한 엔진 인증을 받겠다는 계획이다.
제로아비아는 지난 7월 이토추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며 아시아 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토추는 아시아 지역 항공사들과 접촉하며 수소항공기 엔진 판매를 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으며, 공항에 수소 저장 시설을 설치하는 등 인프라 개발에도 협력할 계획이다.
2017년 설립된 제로아비아는 아메리칸 항공, 유나이티드 항공 등으로부터 약 2,000개의 엔진 주문을 확보했으며, 에어버스, 아마존, 쉘 등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일본항공(JAL) 또한 제로아비아의 기술 혁신성을 높이 평가하며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수소항공기 개발 경쟁은 치열하다. 독일 H2FLY도 수소 전기 항공기 시험 비행을 진행 중이며, 에어버스는 2035년까지 수소 상용 항공기를 출시할 계획이다. 하지만 수소항공기 개발 경쟁에서 탈락하는 기업도 나오고 있다. 유니버설 하이드로젠(Universal Hydrogen)은 자금 조달에 실패하며 지난 6월 사업 중단을 선언했다.
한편, 지속가능항공연료(SAF)도 항공업계 탈탄소화를 위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생산량이 제한적이고 가격이 비싸다는 한계가 있다. 제로아비아는 자사의 수소 엔진이 기존 엔진보다 연료 효율이 높고 부품 수가 적어 운영 비용을 약 40% 절감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수소항공기 시대를 앞당기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제로아비아라는 캘리포니아의 스타트업 기업이 2026년 수소항공기 엔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국내 항공업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국내 항공사들은 친환경적인 이미지를 구축하고 미래 항공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수소항공기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수소항공기는 기존 항공기보다 탄소 배출량이 훨씬 적고 운영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국내 항공사들은 수소항공기 도입을 통해 탄소 배출 감축 목표를 달성하고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하지만 수소항공기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먼저, 수소항공기 도입 비용이 높기 때문에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또한, 수소항공기 운영을 위한 수소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고 관련 기술 표준을 마련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항공사, 항공기 제조사, 연구기관 등이 협력하여 수소항공기 기술 개발 및 상용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수소항공기 시대는 국내 항공업계에 새로운 도전이지만, 동시에 미래 항공 시장을 선도할 기회이기도 하다. 적극적인 투자와 혁신을 통해 국내 항공업계가 수소항공기 시대의 주역이 되어야 할 것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