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현지 시각) "전쟁 게임 소프트웨어를 통한 군사 훈련이 글로벌 군대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영국 슬리더린 소프트웨어가 개발한 '커맨드: 프로페셔널 에디션'이 미국·영국·대만 등 주요국 군대의 공식 훈련 도구로 채택됐다.
국방과학연구소(ADD)에 따르면, 한국군은 2020년부터 전군 워게임 시뮬레이션 시스템을 운영 중이며, 연간 2만여 시간의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GOP 경계작전과 연합작전 훈련에서 높은 활용도를 보이며, 육·공군사관학교는 이를 정규 교육과정에 편입했다.
현재 전 세계 50개국 이상의 군대가 워게임 소프트웨어를 공식 훈련 프로그램으로 채택했으며, 이는 2019년 대비 3배 증가한 수치다.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동유럽 국가들의 도입이 급증했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도 확산되는 추세다.
이러한 군사 기술의 혁신은 민간 전문가들의 참여가 핵심이다. 美 국방부는 실리콘밸리의 고위 기술 임원들을 예비역 장교로 영입하는 프로그램을 추진 중이며, 한국의 판교·강남 IT 기업들도 국방 분야 참여를 확대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국내 40여 개 IT 기업이 올해 국방 관련 프로젝트에 참여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60% 증가한 수치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민간 기술 산업과 군대 간의 인식 변화다. 과거 실리콘밸리는 국방 분야와의 협력을 꺼렸으나, 최근 전쟁에서 드러난 첨단 기술의 중요성이 이러한 태도를 바꾸고 있다. 벤처캐피털의 국방 기술 투자는 2013년 20억 달러에서 2023년 350억 달러로 급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민간 기술 인력의 군 조직 적응과 기밀 정보 보안 등 해결 과제도 지적한다. 한 국방 부문 전문가는 "문화적 차이를 줄이고 효과적인 협업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당면 과제"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AI와 메타버스 기술 발전으로 워게임의 활용도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 미 국방고등연구계획국은 2025년까지 AI 기반 차세대 워게임 시스템 개발에 2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며, 한국 국방부도 같은 시기까지 메타버스 기반 통합전투훈련체계 구축에 1조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