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과 베트남의 대미 수출이 급증하면서 아세안(ASEAN)이 중국을 제치고 미국의 주요 교역 파트너로 떠올랐다. 미·중 무역 갈등과 중국 경제 둔화 속에서 아세안 국가들이 '공급망 재편'의 수혜를 입고 있다고 분석한다.
10월 31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 ASEAN 10개 회원국의 대미 수출액은 740억 달러로, 대중 수출액(710억 달러)을 넘어섰다. 이는 미·중 무역 갈등이 격화되고 중국 경제 성장이 둔화하면서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고 있기 때문이다.
필리핀의 대미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으며, 베트남도 24% 늘었다. 특히 반도체, 전기차 등 첨단 산업 분야의 수출 증가세가 뚜렷하다.
이는 미국이 중국 첨단 기술 제품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글로벌 기업들이 생산 기지를 중국에서 동남아시아로 이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은 삼성전자, SK 등 한국 기업들의 투자 확대로 반도체 생산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다.
ASEAN 국가들은 미국 시장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수출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미국 역시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ASEAN과의 경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정부 주도로 반도체 산업 육성에 나서고 있으며, '정치적 중립성'을 강조하며 글로벌 반도체 기업 유치에 적극적이다. 태국은 전기차 산업 육성과 함께 반도체 산업 육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ASEAN의 대미 수출 증가는 한국 제품과의 경쟁 심화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 기업들은 ASEAN 지역의 공급망 재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 또한, 반도체, 전기차 등 첨단 산업 분야에서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야 한다.
ASEAN의 대미 수출 급증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미·중 경쟁 심화 속에서 나타난 현상이다. 한국은 이러한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