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결과만 기다리는 가운데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가 당선할 경우, 미국의 정치·경제적 지형 변화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만약 해리스 행정부가 출범한다면, 기대도 있지만 가져올 대변화에 우려를 제기했다.
보도에 따르면, 정치권과 시장의 우려는 크게 세 가지 측면에 집중되고 있다. 우선 경제 정책의 진보적 전환 가능성이다. 해리스 캠프가 제시한 정책안에는 4조 달러 규모 증세,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기업 규제 강화, 의료보험 확대 등이 포함돼 있다.
골드만삭스와 JP모건 등 주요 투자은행들은 이러한 정책 기조가 기업 실적과 경제 성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외교 안보 분야의 경험 부족도 과제로 지적된다. 해리스 후보는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과 연방 상원의원을 지냈으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분쟁 등 복잡한 국제정세에 대한 대응 능력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평가다.
브루킹스연구소의 외교정책 전문가들은 "현재 국제 질서의 불안정성을 고려할 때, 외교 안보 분야의 경험과 리더십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의회 구도 역시 주요 변수다. 현재 하원은 공화당이 우세하지만, 상원은 민주당의 다수당 확보 가능성이 점쳐진다. 정치분석가들은 양원 분할 구도 하에서 민주당의 진보 정책 추진이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필리버스터 제도 개정, 대법원 구성 변화, 워싱턴 D.C.와 푸에르토리코의 주 승격 등 핵심적 의제들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목할 만한 점은 해리스 캠프의 핵심 참모진 구성이다. 선거 운동 막바지에 합류한 오바마 행정부 출신 인사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일각에서는 오바마식 진보 정책의 부활을 전망하고 있다. 이에 대해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는 "해리스 행정부가 오바마 시대의 진보 정책을 계승하되, 현재의 경제·안보 상황에 맞춰 보다 실용적인 접근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해리스 행정부의 실제 정책이 선거 공약보다 온건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의회 견제와 경제적 현실을 고려할 때, 급진적 정책 전환보다는 점진적 변화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번 대선은 미국의 정치·경제 체제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를 결정하는 중대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시장은 당선자 확정 후 정책 방향과 의회 구도에 주목하며, 변화의 폭과 속도를 가늠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