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AI 시대 주도권 확보를 위해 전례 없는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면서 실질적인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메타 등 주요 기업들의 클라우드 사업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증가하며 AI 투자의 첫 결실을 맺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 막대한 투자, AI 인프라 선점 효과 입증
◇ 전력 인프라, AI 시대의 새로운 핵심 변수로
데이터센터의 폭발적 증가는 전력 수급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KKR과 에너지캐피털파트너스는 이 문제 해결을 위해 500억 달러 규모의 발전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특히 원자력 발전이 주목받고 있는데,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은 각각 테라파워, 누스케일과 제휴를 맺고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에 1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 아마존은 완전한 재생에너지 전환을 위해 2025년까지 태양광·풍력에 35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 AI 투자 확대로 인한 수혜 기업군과 미국의 기술 패권 전망
AI 인프라 투자는 산업 전반에 파급효과를 미치고 있다. 엔비디아는 AI용 GPU 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하며 2023년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이 전년 대비 217% 증가했다. 모건스탠리는 2024년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이 1800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데이터센터 시장도 급성장 중이다. 디지털리얼티, 에퀴닉스 등 데이터센터 REITs 기업들의 2023년 매출은 전년 대비 평균 45% 증가했다. IDC는 2024년 글로벌 데이터센터 투자가 전년 대비 40% 증가한 35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이러한 투자는 미국의 AI 기술 격차를 더욱 확대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이 AI 기술 및 인프라 투자에서 중국보다 2~3년 앞서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경우 반도체 제재로 인해 AI 칩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이 격차는 2025년까지 3~4년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맥킨지는 이러한 인프라 투자가 2025년까지 미국 GDP에 연간 3600억~4000억 달러의 추가 성장 동력을 제공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전력 인프라 부족과 고급 AI 인재 확보 경쟁, EU·중국의 AI 규제 강화 등은 리스크 요인으로 지적된다.
마이크로소프트 CFO 에이미 후드는 "AI 수요가 가용 용량을 지속적으로 초과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빅테크의 과감한 투자가 당분간 계속되면서 미국의 AI 패권이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투자 대비 수익성 확보와 지속가능한 인프라 구축이 향후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