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호주 리튬 생산업체, 트럼프 'IRA 폐지' 공약에 불확실성 가중

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비즈

공유
0

호주 리튬 생산업체, 트럼프 'IRA 폐지' 공약에 불확실성 가중


호주, IRA 폐지 공약에 대한 우려 확산.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호주, IRA 폐지 공약에 대한 우려 확산. 사진=로이터


미국이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기 위해 도입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호주 리튬 생산 기업에는 아직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의 대선 승리로 정책 전환 가능성까지 제기되며 업계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다.

IRA는 중국산 배터리 부품을 사용하지 않은 전기차에 대해 소비자에게 최대 7000달러의 세금 혜택을 제공하는 정책이다. 하지만 호주 리튬 생산업체 필바라 미네랄스는 IRA의 혜택이 아직까지 자사의 배터리 화학 사업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필바라 미네랄스의 데일 헨더슨 CEO는 최근 닛케이 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 "IRA 조건을 충족하는 수산화리튬을 생산하고 있지만, 아직 정책의 혜택은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IRA 시행 초기에는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이 중국 외 지역에서 배터리 부품을 조달하려는 움직임을 보였지만, 중국산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이 강화되면서 그러한 움직임이 주춤해졌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더욱 복잡해진 것은 트럼프의 대선 승리다. 트럼프는 IRA를 '녹색 사기'라고 비난하며 폐지를 공약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의 IRA 폐지 공약이 현실화될 경우, 글로벌 배터리 공급망이 재편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중국 배제 정책이 완화될 경우,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기업들의 영향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 수요 둔화와 공급 과잉으로 리튬 가격이 폭락하면서 리튬 생산업체들은 이미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필바라 미네랄스는 지난주 비용 절감을 위해 스포듀민 가공 공장 한 곳을 폐쇄하고 생산량을 감축한다고 발표했다. 다른 호주 리튬 생산업체들도 감산, 생산 지연, 로열티 면제 협상 등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IRA 정책의 전환 가능성과 중국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 강화는 한국 배터리 업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국에너지경제연구원 관계자는 "트럼프 집권 2기의 IRA 폐지 가능성에 대비해 한국 기업들은 다각적인 전략을 준비해야 한다"며 "공급망 다변화와 원가 경쟁력 확보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한국 배터리 업계가 IRA 정책 변화 가능성을 예의주시하면서, 동시에 중국 기업들과의 경쟁에 대비한 기술력 강화와 원가 절감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정책 의존도를 낮추고 자체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지금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