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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의 좌식생활, 불임·당뇨·심혈관질환 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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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의 좌식생활, 불임·당뇨·심혈관질환 초래

한국 직장인 연간 근로시간 1901시간, OECD 평균보다 185시간 더 길어

계단 걷기의 중요성, 신체 리듬 확보에 유익.              사진=로이터 이미지 확대보기
계단 걷기의 중요성, 신체 리듬 확보에 유익. 사진=로이터

현대 사무직 근로자들의 과도한 좌식 생활이 불임, 당뇨, 심혈관 질환 등 심각한 건강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고 최근 악시오스가 보도했다.

한국 직장인들은 OECD 국가 중 높은 수준의 연간 노동시간을 기록하고 있으며, 근무 중 좌식 시간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나 건강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2022년 기준 한국의 연간 노동시간은 1901시간으로, OECD 평균인 1716시간보다 약 185시간 많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연구에 따르면, 미국 성인들은 하루 평균 6~8시간을 앉아서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연구는 현대인들의 좌식 생활 증가로 인해 신체 활동량이 이전 세대에 비해 현저히 감소했음을 보여준다. 이는 현대인의 생활양식이 얼마나 비활동적으로 변화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시다.

인체는 앉아있는 시간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30분만 앉아있어도 대퇴사두근과 둔근의 활동이 현저히 감소하며, 이러한 상태가 지속되면 주요 근육이 약화된다. 최근 대만의 48만 명 추적조사 결과, 주로 앉아서 근무하는 직장인은 활동적인 직업군보다 심장질환 사망 위험이 34%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좌식 생활은 생식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 미국 생식의학회 연구 결과, 하루 8시간 이상 앉아서 일하는 여성의 불임 위험은 21% 높아지며, 자궁내막증 발병률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 건강도 위협받고 있다. 영국 당뇨병학회지는 장시간 좌식 생활을 하는 중년 남성의 제2형 당뇨병 발병 위험이 63% 높다고 밝혔다. 전립선 질환과 성기능 장애 위험도 함께 증가하는 추세다.

국내 상황은 더욱 우려스럽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한국 직장인의 근골격계 질환과 대사증후군 발병률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 재택근무 확대 이후 이러한 현상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해결책으로 가장 먼저 시도할 수 있는 것은 계단 이용이다. 연구결과 계단 오르기는 평지 걷기보다 20배 많은 칼로리를 소모하며, 관절에도 부담이 적다. 또한, 업무 중 30분마다 허리 스트레칭, 목 돌리기, 발목 운동 등 간단한 동작으로도 근육 경직을 예방할 수 있다.

일부 선도 기업들은 '스탠딩 데스크' 도입, '워킹 미팅' 활성화, 사내 운동 프로그램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일본은 '건강경영' 인증제도를 통해 직원들의 신체활동을 장려하는 기업에 세제 혜택을 제공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성인에게 주당 최소 150분의 중강도 신체활동을 권장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장시간 좌식 근무자, 임신 준비 여성, 중년 남성의 경우 이보다 더 많은 운동량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근무환경도 변화하고 있다. '움직이는 사무실' 개념이 확산되며 트레드밀 책상, 자전거 의자 등 혁신적 사무기기가 도입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직장인 건강증진 가이드라인'을 통해 2시간마다 10분씩 스트레칭이나 가벼운 운동을 권장한다.

전문가들은 운동 장려를 넘어선 근무문화 혁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2시간 연속 좌식근무 후 의무적 신체 활동 시간 확보가 필요하다며 제도화를 제안한다.

과도한 좌식 생활이 초래하는 건강 위험은 이제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적 해결이 필요한 공중보건 과제로 인식되고 있다. 향후 기업들의 건강 친화적 업무 환경 조성과 함께, 정부 차원의 제도적 지원이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한국의 경우, 장시간 노동문화 개선과 함께 좌식문화 개선을 위한 종합적 접근이 시급한 상황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