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기업가에서 정치인으로 인생의 2막을 시작할 준비를 하는 머스크가 최고조의 관심을 받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으로 일론 머스크와 그의 기업들이 새로운 전기를 맞이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고 10일(현지 시각) 배런스가 보도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스페이스X의 급부상이다. 현재 약 2100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지닌 스페이스X는 서구 최대 항공우주 기업으로 성장했다. 재사용 로켓 기술과 유인우주선 운용 능력을 바탕으로 나사와 국방부로부터 안정적인 계약을 확보하고 있다.
스페이스X는 지난 15년간 연방정부로부터 받은 계약 규모가 200억 달러에 달하며, 최근 더욱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다. 연방정부의 스페이스X 계약은 주로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의 우주인 수송과 보급 미션, 달 착륙선 개발, 그리고 국방부 발사 서비스 등에 집중되어 있다.
특히 2020년 이후 연간 계약 규모가 20억 달러를 넘어서며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는데, 이는 스페이스X가 보유한 재사용 로켓 기술의 경제성과 신뢰성이 입증된 결과로 평가된다. 민간 우주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유인우주선 운영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연방정부 계약 증가의 주요 요인이다.
트럼프 임기 시작과 함께 나사의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을 통한 달 귀환 계획과 스페이스X 화성 탐사 비전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스페이스X가 개발 중인 스타십 우주선은 달과 화성 모두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갖추고 있어, 정책 변화에 따라 연방 지원 규모가 현재의 두 배 이상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보도에 따르면, 머스크는 최근 테슬라 주가 급등으로 600억 달러의 자산이 증가해 순자산이 3300억 달러에 이르렀다. 투자자들은 트럼프의 재집권이 자율주행차 규제 완화와 같은 테슬라 우호적 정책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다. 테슬라가 보유한 방대한 자율주행 데이터와 AI 기술이 규제 완화 환경에서 큰 경쟁우위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그러나, 시장 전문가들은 머스크와 트럼프 관계 강화가 단기적으로는 관련 기업들의 주가 상승 요인이 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정경유착 논란과 규제 리스크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한다. 월스트리트저널 인용 전문가들은 "대통령과의 친밀한 관계가 사업적 이해충돌을 야기할 수 있으며, 이는 의회의 감독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경고했다.
공화당이 현재 하원 다수당이지만,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급속한 성장과 정부 계약 확대에 대해 초당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보잉, 록히드마틴 등 전통적 방산·우주 기업들의 이해관계가 걸린 만큼, 이들은 의회 로비를 통해 공정 경쟁 환경 조성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머스크의 사업 제국은 X(구 트위터), xAI, 보링컴퍼니, 뉴럴링크 등으로 확장되고 있지만, 스페이스X를 제외하면 연방정부와의 직접적 계약관계는 제한적이다. 다만 머스크는 이러한 우려를 의식해 스페이스X의 기술적 우위와 비용 효율성을 더욱 강화하는 한편,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 검증을 위한 객관적 데이터 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스페이스X는 최근 민간우주관광과 위성통신 사업 확대를 통해 정부 계약 의존도를 낮추려는 시도를 보이며, 테슬라 역시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 강화를 통해 특정 정부 정책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나가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는 정부와의 관계 발전이 기업의 혁신과 성장을 저해하지 않도록 하는 균형잡힌 접근으로 평가받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