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하락세를 지속해 온 홍콩 부동산 시장이 금리 인하 효과에 힘입어 2025년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미분양 재고 증가와 미·중 갈등 심화 가능성은 시장 회복의 주요 변수로 지목된다.
모건스탠리의 프라빈 초우다리 아시아 부동산 리서치 책임자는 11일(현지시각) "2025년 홍콩 주택 가격이 5%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초우다리 책임자는 "지난 5년간 하락세를 보인 홍콩 부동산 시장에 의미 있는 반등이 될 것"이라며, "금리 인하가 주택 가격 상승의 가장 큰 동력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에 따라 홍콩금융관리국(HKMA)도 기준금리를 5.25%에서 5%로 낮추었다. 이에 홍콩 주요 은행들도 금리 인하에 동참하면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하락세를 보인다.
모건스탠리는 "2025년 중반까지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주택 임대수익률을 하회할 것"이라며 "이는 부동산 투자 수익률 상승으로 이어져 주택 가격 상승을 이끌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시장 전문가들은 미분양 재고 증가가 홍콩 부동산 시장 회복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모닝스타의 제이비어 리 애널리스트는 "개발업체들이 미분양 재고 해소를 위해 저가 분양을 지속할 경우 주택 가격 상승폭이 제한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CGS 인터내셔널 시큐리티의 레이먼드 청 상무이사도 "단기적으로 미분양 재고 수준이 높게 유지될 것"이라며 "개발업체들은 가격 인상보다 보수적인 가격 정책을 선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에 따른 미·중 갈등 심화 가능성 역시 주요 변수로 꼽힌다. UBS의 마크 렁 애널리스트는 "미·중 무역 갈등으로 홍콩 경제가 불안정해질 경우 부동산 시장 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홍콩 부동산 시장의 회복 전망이 나오면서 국내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홍콩 시장의 회복이 한국 시장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은 "한국 부동산 시장은 국내 금리, 정부 정책, 경제 상황 등 자체적인 요인에 의해 움직이는 경향이 강하다"며 "홍콩 시장의 회복이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홍콩 부동산 시장의 반등은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홍콩 부동산 시장의 투자 수익률이 개선될 경우, 일부 투자자금이 홍콩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홍콩 부동산 시장의 회복은 한국 시장에 직접적 영향보다는 투자자금 움직임 등 간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도 "국내 부동산 시장은 자체적인 요인에 따라 움직일 가능성이 크므로, 홍콩 시장 상황에 과도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