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 시각) 더 인포메이션은 미국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은 물류 효율화를, 사회관계망서비스업체 메타는 소비자 경험을, 중국의 바이두는 AI 비서 기능을 전면에 내세우며 각자의 핵심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 선점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이는 단순한 제품 경쟁을 넘어 AI 시대의 새로운 컴퓨팅 플랫폼을 선도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해석된다.
특히, AI 기술 발전과 메타버스 붐이 맞물리며 성장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는 산업용 스마트 글래스가 전체 시장의 65%를 차지하고 있으나, 소비자용 제품 비중이 2025년까지 45%로 확대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 물류 혁신의 도구에서 일상의 동반자로. 미국 기업 선도
아마존이 개발 중인 배송용 스마트 글래스는 물류 산업의 혁신을 예고한다. 배송 기사들의 동선을 최적화하고 패키지 처리 시간을 단축함으로써, '라스트 마일' 배송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월마트와의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아마존의 원가 경쟁력 확보에 핵심 열쇠가 될 전망이다.
내부 코드명 '아멜리아(Amelia)'로 알려진 이 스마트 글래스는 렌즈에 내장된 소형 디스플레이를 통해 배송 기사에게 실시간 내비게이션을 제공한다. 엘리베이터 내 좌우 방향 안내부터 위험 요소 우회 경로까지 상세한 안내가 가능하며, 기존 휴대용 GPS 장비가 필요 없어 배송 기사들의 패키지 적재량도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전체 배송 비용의 절반이 소비자 문 앞까지의 마지막 100야드(약 91m) 구간에서 발생하는 현실에서, 이 기술은 물류비용 절감의 획기적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메타의 레이밴 스마트 글래스는 AI 기술을 활용한 소비자 경험 혁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379달러라는 접근성 높은 가격대에 음성 명령, 사진 촬영, AI 비서 기능 등을 탑재해 스마트폰의 기능을 자연스럽게 안경으로 확장하는 전략이다. 메타 AI와의 연동을 통해 실시간 이미지 분석, QR코드 스캔, 번역 등 AI 서비스를 제공하며, 특히 월간 활성 사용자 5억 명을 확보한 자체 AI 챗봇 기술이 핵심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더 나아가 차세대 프로토타입 '오리온'을 통해 선보인 홀로그램 디스플레이 기술은 증강현실(AR) 시대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저커버그가 언급한 근전도(EMG) 기술은 생각만으로 기기를 제어하는 혁신적 사용자 경험을 예고하고 있다.
◇ 중국의 맹추격에도 기술 격차 여전해
바이두의 스마트 글래스 진출은 중국 기술 기업들의 AI 하드웨어 시장 공략 의지를 보여준다. 자체 개발한 대규모 언어모델 '어니(Ernie)'를 탑재해 개인 비서 기능을 구현하고, 건강관리나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중국의 거대한 전자 산업 기반을 활용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언어 모델의 성능이나 기술력 면에서 미국 기업들과의 격차가 존재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스마트 글래스 시장의 성패는 배터리 수명, 착용감, 실용성 등 기술적 과제 해결에 달려있다. 아마존의 사례처럼 8시간 이상의 연속 사용이 가능한 배터리 기술 확보가 시급하다. 또한, 개인정보 보호, 데이터 수집·활용에 대한 사회적 합의도 필요한 상황이다.
앞으로 2~3년이 스마트 글래스 시장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마존은 2026년, 바이두는 내년 초기 제품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메타는 이미 소비자용 제품을 출시하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AI 기술의 발전과 맞물려 새로운 컴퓨팅 패러다임이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전문가들은 스마트 글래스가 장기적으로 스마트폰을 대체할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한다. 다만 기술적 완성도와 사회적 수용성 측면에서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있다. 결과적으로 스마트 글래스를 둘러싼 기술 기업들의 경쟁은 AI 시대의 새로운 플랫폼 전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이며, 승자는 기술력과 함께 생태계 구축 능력, 사용자 경험 혁신을 모두 갖춘 기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