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AI와 모바일 수요 증가라는 '더블 엔진'을 동력 삼아 2025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한다.
구루포커스는 15일(현지 시각) 시티 리서치 자료를 토대로 2025년 D램 평균판매가격(ASP)이 15% 상승하는 등 메모리 부분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보도했다.
이는 과거 극단적 등락을 거듭하던 메모리 시장이 안정 성장 궤도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참고로 D램 가격은 2017년 87% 급등, 2018년 36% 상승, 2019년 49.7% 하락, 2022년 40% 하락 등 큰 폭의 변동성을 보여왔다.
◇ 프리미엄-범용 시장의 뚜렷한 양극화
반면 PC·스마트폰용 범용 메모리는 수요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시티리서치의 피터 리 애널리스트는 "범용 메모리 시장의 약세가 2025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애플이 차세대 아이폰에 AI 기능 강화를 위해 메모리 탑재량을 8GB에서 12GB로 늘리는 등 하반기부터는 수요 회복이 기대된다.
◇ 메모리 빅3의 차별화 전략
글로벌 D램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삼성전자(43%), SK하이닉스(35%), 마이크론(20%)은 각각 차별화된 전략으로 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부문 매출이 전년 대비 112% 성장하며 실적이 대폭 개선됐다. 1b나노 공정 전환 가속화와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 포트폴리오 재편을 진행 중이다.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에서의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수익성 극대화에 주력하고 있다. HBM3E 기술 리더십과 HBM4 선제 개발로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경쟁우위를 공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마이크론은 R&D 투자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세계 최고 속도의 60TB SSD와 게이밍용 DDR5 메모리를 출시했으며, 2025 회계연도 자본지출을 전년 대비 61% 늘린 134억 달러로 책정했다.
◇ 구조적 성장과 잠재 리스크
메모리 시장의 회복은 데이터센터의 AI 인프라 투자 확대와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메모리 수요 증가가 견인할 전망이다. 여기에 하반기부터 PC·서버용 범용 메모리와 차량용 메모리 수요도 회복될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미중 무역갈등의 심화 가능성은 불확실성 요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통상정책 변화 여부가 글로벌 메모리 공급망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시장의 예의주시가 필요하다.
메모리 반도체 산업은 2000년대 PC, 2010년대 스마트폰에 이어 이제 AI라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맞이하고 있다. AI 가속기 1개당 탑재되는 HBM 용량이 일반 PC나 스마트폰 대비 6배 이상 많고, 판매가격도 5배 이상 높아 2018년 기록한 1600억 달러의 시장 최고치 돌파가 유력시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