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 혁명이 본격화되면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인프라 투자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메타는 2025년 "상당한 자본지출 증가"를 예고했고,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2025년의 상반기 AI 인프라 용량 확대를, 알파벳과 아마존도 내년 투자 확대를 선언하는 등 빅테크 기업의 대규모 투자가 이어질 것이라고 15일(현지 시각) 배런스가 보도했다.
◇ AI 인프라 투자 본격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2024년에만 총 2300억 달러 이상을 AI 인프라 구축에 투입하고 있다. 이는 데이터센터 건설, AI 모델 학습용 GPU 구매, 전력 공급 인프라 확충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이미 2024년 9월 분기 자본지출이 알파벳 62%, 마이크로소프트 51%, 아마존 81% 증가하며 투자 가속화를 입증했다.
BofA 글로벌 리서치에 따르면, 데이터센터 관련 자본지출은 2024년 2150억 달러에서 2025년 3110억 달러로 확대된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는 "향후 4~5년간 1조 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 혁신에 1500억 달러가 투자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AI 도입 효과 가시화
글로벌 기업들의 AI 도입 효과가 구체적인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제약, 소셜미디어, IT 분야의 선도기업들이 주목할 만한 성과를 보고하고 있다.
제약업계에서는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가 AI 시스템 도입으로 괄목할 성과를 거뒀다. 회사의 최고 디지털·기술 책임자인 그렉 메이어스는 "신약 개발은 과학적 문제인 동시에 계산적 문제"라고 설명하며, AI 도입으로 임상시험 주기를 약 2년 단축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AI를 활용해 신약 개발 과학자들이 더 많은 약물 순열을 연구할 수 있게 되었고, 과거 임상시험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새로운 임상시험 설계를 최적화할 수 있게 되었다.
소셜미디어 분야에서는 메타의 성과가 돋보인다. AI 기반 피드와 동영상 추천 시스템 도입으로 페이스북 사용시간이 8%, 인스타그램 사용시간이 6% 증가했다. 더욱 주목할 만한 점은 100만 이상 광고주들이 메타의 생성형 AI 도구를 활용해 광고를 제작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광고 효과가 7% 향상되었다.
IT 업계의 대표주자인 구글도 AI 도입의 성과를 구체적 수치로 입증하고 있다. 현재 구글의 새로운 코드 중 25% 이상이 AI로 생성되고 있으며, 이를 직원들이 검토하고 활용하는 체계가 정착되었다고 밝혔다. 또한, 20억 명 이의 사용자를 보유한 구글의 주요 제품 7개에 AI 제미니 모델을 성공적으로 통합했다고 덧붙였다.
이 사례들은 AI가 실험실 단계 기술이 아니라 실질적인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하는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신약 개발 기간 단축, 사용자 체류 시간 증가, 광고 효과 개선, 코드 생성 자동화 등 구체적이고 측정 가능한 성과들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AI 투자의 당위성이 입증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 투자 수혜주 3인방의 차별화 전략
AI 인프라 구축 경쟁에서 엔비디아, 버티브, 오라클 3사가 뚜렷한 경쟁우위를 확보했다고 배런스는 분석했다.
첫째, GPU 독점 공급사 엔비디아는 시장 지배력과 기술력에서 독보적 위치를 점했다. 신형 GB200 NVL72 AI 시스템은 기존 모델 대비 4배 빠른 학습 속도와 30배 높은 성능을 구현했다. 시총 3.6조 달러 규모의 엔비디아는 올해 주가가 195% 상승했으며, AI 칩 시장 점유율 80%를 바탕으로 2025년 매출 50% 성장이 예상된다.
둘째, 데이터센터 냉각장비 전문기업 버티브는 글로벌 서비스망으로 경쟁력을 강화했다. 3750명의 현장 인력과 300개 서비스센터를 통해 데이터센터 냉각 시장의 65%를 장악했다. 시총 470억 달러의 버티브는 차세대 AI 서버의 액체 냉각 수요 증가로 2025년 17%의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
셋째,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 오라클은 AI 특화 인프라로 차별화했다. 상위 5개 AI 기업 중 4곳이 선택한 오라클(시총 5260억 달러)은 2025년 상반기까지 13만1072개의 엔비디아 GPU를 확보할 계획이다. AI 클라우드 시장 선점으로 2025년 11% 매출 증가가 전망된다.
◇ 전망, 도전과 기회의 공존
전문가들은 AI 인프라 투자의 위험과 기회를 균형있게 평가한다. 오픈AI의 차세대 모델 개발비용이 250억 달러에 달하는 등 초기 투자 부담이 크지만,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의 임상시험 기간 2년 단축, 메타의 광고 효과 7% 개선 등 가시적 성과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BofA 글로벌 리서치가 제시한 데이터센터 자본지출의 연평균 14% 성장 전망은 시장의 높은 기대를 반영한다. 델 테크놀로지스의 아서 루이스 사장이 언급한 '생성형 AI의 첫 번째 이닝'이라는 표현처럼, AI 혁명은 이제 시작 단계다.
결론적으로 AI 인프라 투자는 디지털 경제의 필수 요소로 자리잡았다. 기업들의 생산성 향상과 신사업 창출 효과를 고려할 때, 이는 향후 10년간 글로벌 경제의 핵심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투자자들은 각 기업의 기술력, 시장 지배력, 재무건전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