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선 승리로 글로벌 기후 변화 대응 정책의 대대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워싱턴포스트는 16일(현지 시각) 보도를 통해 트럼프의 재선이 바이든 행정부의 기후정책에 근본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존 포데스타 미국 기후특사는 이날 "내년 1월 기후변화를 '사기'로 규정하는 대통령이 취임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이는 트럼프의 기후 변화 회의론이 미국 정책에 반영될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 국제협력 재편 가능성 고조
보도에 따르면, 1조 달러 규모의 개도국 기후기금 협상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1700여 명에 달하는 화석연료 업계 로비스트들의 참가로 실질적 합의 도출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트럼프의 기후 변화 회의론이 다른 우파 정권과 연대하며 확산되는 현상이다. 주요 외신은 일례로 지난주 트럼프와 아르헨티나의 급진적 자유주의자 밀레이 대통령이 대화를 나눈 후, 아르헨티나는 COP29가 열리고 있는 바쿠에서 대표단을 철수시켰고 파리 협정 탈퇴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투자 환경의 변화 예상
트럼프의 당선은 글로벌 투자 흐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골드만삭스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의 당선으로 청정에너지 관련 주식 가치가 단기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트럼프의 "시추, 베이비, 시추" 정책 기조로 화석연료 산업은 수혜가 예상된다. 트럼프는 석유, 가스 시추 확대를 공약으로 내세웠고, 환경 규제 완화를 통해 관련 산업을 지원할 것이라고 수차 밝혀 왔다.
다만, 장기적 관점에서는 글로벌 탈탄소 흐름이 불가역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세계자원연구소(WRI)의 데이비드 와스코우 국제기후행동 디렉터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대한 초당적 지지가 형성되어 있어 정책의 큰 틀은 유지될 것"으로 보았다.
실제로 IRA를 통한 1300억 달러 규모의 투자 중 80%가 공화당 지역구에 배정된 상황으로, 트럼프가 이들의 입장을 완전히 무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 글로벌 기후 리더십 공백 우려
미국의 기후정책 후퇴는 글로벌 기후 대응에 리더십 공백을 초래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이 중국, EU 등 다른 주요국들의 역할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결론적으로 트럼프의 재선 가능성은 글로벌 기후 정책과 관련 산업에 상당한 불확실성을 야기할 전망이다. 각국 정부와 기업, 투자자들은 이러한 정책 변화에 대비한 전략 수립이 시급해 보인다. 동시에 장기적 탈탄소 흐름은 지속될 것이라는 점에서, 단기적 변동성에 흔들리지 않는 냉철한 판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