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측은 조선인 노동자들이 가혹한 노동 조건에 있었다며, 모든 노동자에 대한 애도를 표한다면서도 사죄는 언급하지 않았다.
당초 한국 측 유족과 한일 정부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치러질 예정이었지만, 우리 정부는 행사 하루 전인 어제 일본 측 대표 인사를 문제 삼아 전격 불참을 선언했다. 일본 정부가 야스쿠니 신사 참배 이력이 있는 이쿠이나 아키코 외무성 정무관을 대표로 보낸 데 따른 것이다.
일본 정부 대표 이쿠이나 아키코 외무성 정무관은 추도사에서 "한반도에서 온 노동자들도 위험하고 가혹한 환경에서 힘든 노동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사도광산의 세계문화유산 등재까지 선조들의 노고에 진심으로 경의를 표하고 돌아가신 모든 분께 애도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본 추도식 주최 측에 조선인 노동자에 대한 사과 입장을 묻자, "이미 애도라는 표현에 모든 것이 포함돼 있다"고 강조했다. 추도사의 대부분도 사도 광산의 역사와 의미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반면, 강제 노역에 대한 표현도, 명확한 사죄 표현도 없어 형식에만 그친 추도식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추도식 참석차 어제 일본에 미리 도착했던 강제노역 피해자 유족 9명과 박철희 주일 대사는 조만간 자체 추도식을 열고 사도광산 시설을 시찰할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정부는 주한일본대사관을 통해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 한국 정부의 불참이 유감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추도식 주최자인 현지 관계자와 협력하면서 한일 정부 사이에도 정중한 의사소통을 이어왔다"며 "이런 상황에서 한국 측이 추도식에 불참한다면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들은 행사 하루 전 전해진 한국 정부의 불참 소식에 일본 정부와 지역사회 내에서 당혹감이 확산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 내에서는 한국 측 불참 결정과 별개로 이 문제가 장기화해서는 안 된다는 견해가 나왔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일본 정부는 7월 사도광산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 될 때 한국의 등재 동의를 얻기 위해 강제 노역에 대한 전시물 설치와 노동자 추도 행사를 매년 개최하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전시물에는 '강제성' 표현이 전혀 없었고 추도식도 개최 일정과 명칭, 중앙 정부 참석자 등을 놓고 한일 양국은 갈등을 빚어왔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