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는 이동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은 물론 500만 명을 넘어선 한국의 이동 제약 인구가 첨단기술로 새로운 희망을 갖게 되었다.
23일(현지 시각) 워싱턴포스트는 뮌헨공대 연구진이 개발한 혁신적인 로봇 반바지 'WalkON'을 통해 노인과 만성질환자의 이동성 혁신이 시작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통계청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4년 현재 한국의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940만 명에 달하며, 이 중 45%가 보행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2023년 장애인 등록 현황에 따르면 지체장애인 122만 명, 뇌병변장애인 25만 명이 등록되어 있으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23년 통계에 의하면 관절염 환자 320만 명, 골다공증 환자 110만 명 등 만성질환자까지 포함하면 이동에 제약이 있는 잠재적 수요자는 상당한 규모에 이른다.
이러한 사회적 과제를 해결할 핵심 기술로 WalkON이 주목받고 있다. 이 로봇 반바지의 혁신성은 실용성과 효율성의 결합에 있다. 일반 의류처럼 간편하게 착용할 수 있으면서도, 첨단 케블라 소재의 인공 힘줄을 통해 보행 시 엉덩이 관절의 부담을 최대 22파운드까지 경감시킨다. 실시간으로 착용자의 움직임을 분석하고 적응하는 인공지능 기술로, 계단이나 경사로에서도 효과적인 보행을 지원한다.
네이처 머신 인텔리전스에 게재된 임상 결과에 따르면, 젊은 성인의 경우 오르막길 보행 시 에너지 소비가 17.79% 감소했으며, 고령자는 평지에서도 10.48%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보였다. 뮌헨공대의 로렌조 마시아 교수는 "이러한 에너지 효율 개선이 전반적인 신진대사 향상으로 이어져 건강 증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기술적 혁신은 시장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주요 시장조사기관들은 글로벌 웨어러블 로봇 시장이 2030년까지 연평균 20% 이상의 고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고령화가 가속화되는 한국, 일본, 유럽 등이 핵심 시장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 시장에 판매되는 하반신 보행 보조 로봇의 가격대를 보면, 리허브(ReWalk)가 5000만 원~1억 원, 엑소(Ekso)가 6000만 원~1억2000만 원 선이다. 부분 보조 웨어러블 장치의 경우 혼다 워킹 어시스트가 2500만 원~3800만 원, 사이버다인 HAL이 1900만 원~3200만 원 수준에서 형성되어 있다.
아직 연구 개발 단계인 WalkON은 기존 제품들과 달리 일상복처럼 착용 가능한 경량화 설계가 특징이다. 이러한 혁신적 설계는 제조 원가 절감으로 이어져, 상용화 시 기존 제품들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대가 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에게는 새로운 성장 기회가 열리고 있다. 세계적 수준의 IT 기술력과 의료기기 제조 능력을 보유한 한국은 이 시장에서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 현대로보틱스, 삼성메디슨, 엔젤로보틱스 등이 이미 관련 기술 개발에 착수했으며, 의료용 웨어러블 로봇 시장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기술이 의료기기를 넘어 보험, 헬스케어, 실버산업 전반에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23년 통계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진료비가 약 43조 원을 넘어선 상황에서, 예방적 건강관리 도구로서 역할도 기대된다.
결론적으로, 로봇 반바지의 등장은 초고령사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정부는 의료기기 규제 샌드박스 확대와 함께 웨어러블 로봇 분야에 대한 R&D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여기에 민간 기업의 과감한 투자가 더해진다면, 한국도 이 분야 글로벌 리더로 도약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