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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클로 CEO "중국 생산 포기 못해"...탈중국 흐름 속 '뚝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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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클로 CEO "중국 생산 포기 못해"...탈중국 흐름 속 '뚝심'

중국 베이징에 있는 유니클로 매장의 모습.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베이징에 있는 유니클로 매장의 모습. 사진=로이터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패스트리테일링의 야나이 타다시 회장이 중국 생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탈중국 흐름에 역행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미·중 갈등, 중국 경제 둔화 등의 리스크로 인해 중국에서 생산 기지를 이전하는 '차이나 플러스 원' 전략을 채택하는 가운데, 야나이 회장은 25일(현지시각) 닛케이와 인터뷰에서 "중국 섬유 산업과 함께 성장해 왔다"며 중국 생산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수만 명의 젊은 노동자가 일하는 중국 공장을 대체할 곳은 없다"며 "베트남 등 다른 국가의 공장은 품질과 생산성 면에서 중국을 따라올 수 없다"고 단언했다. 특히 "수년간의 시행착오를 거쳐 구축된 중국 공장의 노하우는 쉽게 대체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임금 상승으로 중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하고 있지만, 야나이 회장은 여전히 중국 제조업체들이 고품질과 대량 생산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패스트리테일링은 중국에 211개의 의류 공장과 75개의 직물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타쿠미(장인) 팀'을 파견하여 중국 내 공급망 관리, 기술 지도를 강화하고 있다.

야나이 회장은 "일본은 세계 제일의 대중문화를 가지고 있으며, 사람들은 가격에 상관없이 복장에 대해 엄격하다"며 "중국 공장은 이러한 일본 시장의 높은 기준을 충족하는 고품질 제품 생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패스트리테일링에게 일본 다음으로 큰 시장이다. 중국 본토, 홍콩, 대만 매출은 전체 매출의 22%를 차지한다. 유니클로는 중국 시장에서 입지가 좋지 않거나 규모가 작은 매장을 폐쇄하고, 더 나은 위치에 더 큰 매장을 여는 '스크랩 앤 빌드' 전략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

야나이 회장은 "중화권에는 아직 성장 잠재력이 크다"며 중국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유니클로의 이러한 '뚝심'은 미·중 갈등 속에서도 중국 시장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중국과의 협력 관계를 유지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미·중 갈등이 심화할 경우, 유니클로의 중국 생산 전략이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유니클로는 향후 글로벌 정치·경제 상황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면서 중국 생산 전략을 지속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유니클로 모기업 패스트리테일링 야나이 회장의 '중국 생산 고수' 선언은 탈중국을 고민하는 한국 기업들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는 단순히 저렴한 인건비만을 고려한 것이 아니다. 수십 년간 축적된 노하우, 숙련된 인력, 거대한 생산 능력 등 중국이 가진 강점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이러한 유니클로의 전략은 한국 기업들에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던진다.

첫째, 탈중국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중국은 여전히 세계 최대의 생산 기지이며, 거대한 소비 시장이다. 단순히 정치적 리스크만을 고려하여 섣불리 탈중국을 결정할 경우, 공급망 붕괴, 비용 증가, 시장 경쟁력 약화 등의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

둘째, 중국 시장의 잠재력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중국은 경제 성장 둔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높은 성장 잠재력을 가진 시장이다. 유니클로는 중국 시장에서 '스크랩 앤 빌드' 전략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고 있으며, 중국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믿음을 보여주고 있다.

셋째, 공급망 다변화는 현실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유니클로는 베트남, 방글라데시 등으로 생산 기지를 다변화하고 있지만, 중국 생산의 비중을 여전히 높게 유지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도 맹목적인 탈중국보다는, 중국 생산의 장점을 활용하면서 다른 국가로 생산 기지를 다변화하는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물론 유니클로의 전략이 모든 한국 기업에 적용될 수는 없다. 산업 특성, 기업 규모, 중국 의존도 등을 고려하여 각 기업에 맞는 최적의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하지만, 유니클로의 사례는 탈중국 흐름 속에서도 중국 시장과 생산 기지의 가치를 재확인하고, 현실적인 접근 방식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한국 기업들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