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암호화폐 시장에서 극명한 '두 개의 서사'가 펼쳐지고 있다.
25일(현지 시각)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비트코인이 연초 대비 132% 폭등하며 사상 최고치인 99,645달러를 기록했지만, 이더리움은 48% 상승에 그치며 뚜렷한 부진을 보였다. 최근 비트코인이 등락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시장은 비트코인에 대해 긍정적 시각이 우세하다.
◇ 비트코인의 제도권 정착과 정치적 호재
비트코인의 급등세는 ETF 승인으로 촉발된 제도권 진입의 결실이다. 12개의 현물 비트코인 ETF가 운용하는 총자산은 1000억 달러를 돌파했으며, 이는 전체 시가총액의 5.4%에 해당한다. 특히 블랙록의 IBIT와 그레이스케일의 GBTC는 각각 454억 달러, 206억 달러의 순자산을 보유하며 기관투자자들의 신뢰를 확보했다. 이들 ETF의 일일 거래대금은 50억 달러를 상회하며 시장 유동성도 안정적으로 확보되고 있다.
◇ 이더리움의 도전과 구조적 한계
반면, 이더리움은 ETF의 구조적 한계에 발목이 잡혔다. 현재 이더리움 ETF는 스테이킹 수익을 제공하지 못해 투자 매력도가 떨어진다. 스테이킹은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 제공하는 일종의 '이자 수익' 프로그램이다. 이더리움을 보유한 사람이 자신의 코인을 네트워크에 예치하면, 네트워크 운영에 기여한 대가로 추가 이더리움을 보상으로 받는 구조이다. 현재 스테이킹 수익률은 연 4~5% 수준이다.
실제로 이더리움 ETF의 총자산은 100억 달러에도 미치지 못하며, 최근에는 연속적인 자금 이탈을 기록했다. 이는 이더리움이 지난 두 번의 암호화폐 상승장에서 비트코인과 동반 상승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 글로벌 금융질서 재편의 신호탄
비트코인의 제도권 진입 가속화는 글로벌 금융질서의 변화를 예고한다. 공화당이 추진하는 비트코인법은 정부를 자산의 직접 구매자로 상정하고 있으며, 이는 달러 중심의 국제금융체제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신시아 루미스 상원의원의 영향력이 확대될 경우, 미국의 암호화폐 정책은 더욱 급진적으로 변화할 전망이다.
이는 단순한 금융상품 승인을 넘어 미국이 비트코인을 전략적 준비자산으로 채택할 경우, 중국과 유럽연합(EU) 등 주요국들도 이에 대응한 정책 변화가 불가피해질 것이며, 이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판도를 근본적으로 재편할 수 있는 변곡점이 될 수 있다.
◇ 2025년 이후의 전망과 시사점
트럼프 취임 이후 암호화폐 시장은 본격적 제도화 단계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비트코인은 전략적 준비자산으로서의 위상을 확보하며 1차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이더리움은 스테이킹 수익을 포함한 ETF 출시가 승인된다면 새로운 도약 기회를 맞을 수 있을 것이다.
한국 투자자들은 이러한 제도적 변화와 함께 4월로 예정된 비트코인 반감기, 옵션 시장의 동향 등을 종합 고려한 투자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특히 미국의 정책 변화가 글로벌 암호화폐 규제의 기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 정부와 투자자들의 면밀한 주의가 요구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