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 산업이 2025년 트럼프 재집권으로 인해 관세 부과와 전기차 정책 급변이라는 전례 없는 구조적 변화에 직면할 전망이다.
배런스(Barron's)는 26일(현지시각) 보도를 통해 특히 전기차 산업이 변화 과정에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예측했다.
실제 자동차 산업은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다. 트럼프의 재집권으로 바이든 정부의 친환경 정책이 대폭 후퇴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트럼프는 전기차 구매자에 대한 7500달러 세액공제 폐지와 배기가스 배출기준 완화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캐나다와 멕시코로부터 수입품에 25% 관세 부과,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10% 추가 관세도 예고됐다. 배런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연간 약 1200만 대를 자국 내에서 생산하고 300만~400만 대를 수입하고 있다. 특히 캐나다와 멕시코는 미국으로 수입되는 전체 자동차 부품의 약 55%를 차지하고 있어, 이들 지역 관세 부과는 자동차 산업 전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25%의 관세가 부과될 경우, 신차의 평균 가격이 최대 8%까지 상승할 것으로 분석됐다. 전기차는 배터리 등 핵심 부품의 수입 의존도가 높아 평균 가격이 12% 이상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인다. 베어드 애널리스트는 관세 부과로 미국 자동차 수요가 약 110만 대, 전체 수요의 7% 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미국의 전기차 시장은 연방정부의 세액공제와 주정부 인센티브에 힘입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4년 9월까지 전기차 판매량은 약 94만6000대로, 전년 대비 9% 증가했으며 전체 신차 판매의 약 8%를 차지했다. 구체적으로 캘리포니아는 2024년 3분기 기준 주 내 신차 판매의 26.4%가 제로 배출 차량일 정도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집권에 따른 변화는 자동차 제조사들의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번스타인의 분석에 따르면 GM의 영업이익은 30%, 스텔란티스와 포드는 각각 20%와 25% 감소할 수 있다. 테슬라 주가는 11월 5일 이후 37% 상승했는데, 이는 머스크와 트럼프의 관계가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를 반영한 데 불과한 것으로 향후 상황 전개는 더 지켜봐야 한다.
2025년은 미국 자동차 산업의 중대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의 정책 변화는 단기적으로 전통적 내연기관 차량 제조사들에 유리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글로벌 친환경 트렌드와의 괴리로 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 자동차 업계는 정책 변화와 친환경 전환이라는 두 가지 과제 사이에서 균형 잡힌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