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PC 시장이 AI PC 출시에도 불구하고 기대만큼의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글로벌 PC 출하량은 시장조사기관 가트너(Gartner)나 IDC와 카날리스(Canalys)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 2021년에는 약 3억4000만 대를 기록하며 29% 증가했다. 그러나 2023년에는 2021년 대비 27% 감소했으며, 팬데믹 이전 수준보다도 6%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2024년 3분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보합세를 보이며 회복이 기대에 못미치는 더딘 상황이다.
윈도우 11로 전환 속도가 더딘 것도 시장 침체의 주요 요인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 10 무료 지원을 2025년 10월까지 연장하면서, 기업들은 연간 30달러의 추가 보안 지원을 선택하며 새로운 PC 구매를 미루고 있다. 이는 대규모 기업 고객들의 PC 교체 사이클을 지연시키는 결정적 요인이 되고 있다.
주목할 만한 점은 AI PC 등장이 시장 회복의 결정적 모멘텀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HP의 경우 AI PC가 전체 판매량의 15%를 차지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이는 기존 PC의 대체 수요에 그치고 있다. 실질적 활용 사례 부족과 클라우드 기반 AI 서비스와의 경쟁이 새로운 수요 창출을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의 반도체 기업들에게 이러한 PC 시장의 부진은 이중고로 작용할 수 있다. PC 수요 감소로 인한 메모리 반도체 수요 위축이 지속되는 가운데, 트럼프 2.0 도래에 따른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미중 갈등 고조 가능성은 추가적인 불확실성을 야기할 수 있다. 다만 AI 서버용 고대역폭 메모리 수요 증가가 이를 일부 상쇄하고 있어 완전한 위기 상황은 아니다.
그러나 2025년부터는 점진적 회복이 기대된다. 2020년 구매 PC의 5년 교체 주기 도래, 윈도우 10 지원 종료, AI PC의 성능 향상과 활용 사례 확대가 복합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2025년 AI PC 출하량이 전체의 40%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PC 산업은 AI와 클라우드 기술의 발전으로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회복이 더딜 수 있으나, 이는 동시에 산업의 구조적 변화와 혁신의 기회이기도 하다. 기업들은 이런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나가야 할 시점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