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정치 1가문인 네루-간디 가문의 새로운 주자가 등장했다. 프리양카 간디 바드라(52)가 케랄라주 와야나드 지역 보궐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며 정치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29일(현지시각) 인도 파이낸셜 익스프레스가 보도했다.
이번 승리로 네루-간디 가문에서는 처음으로 3명(프리양카, 어머니 소니아, 남동생 라훌)이 동시에 의회 의석을 확보하게 됐다. 인도에 3명의 총리를 배출한 정치 명문가의 5대째 정치인인 프리양카의 등장에 인도 정치권이 주목하고 있다.
프리양카가 당선된 와야나드 선거구는 동생 라훌이 양보한 자리다. 라훌은 올해 초 총선에서 두 지역구에서 모두 승리한 뒤, 자매의 정치 입문을 위해 이 지역구를 내놓았다.
정치 전문가들은 프리양카의 등장이 야당인 국민회의당에 새로운 활력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폴리티컬엣지의 사우라브 비아스 공동설립자는 "네루-간디 가문은 의회를 하나로 묶는 접착제"라며 "당의 충성파를 결집하는 상징적 존재"라고 평가했다.
할머니 인디라 간디를 닮은 것으로 평가받는 프리양카는 뛰어난 웅변술과 친근한 이미지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동안 가정에 집중하며 정치 전면에 나서지 않았지만, 필요할 때마다 당을 위해 선거운동을 도왔다.
특히, 올해 총선에서는 국민회의당이 의석을 52석에서 99석으로 늘리는데 기여했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인도국민당(BJP)에 2014년 정권을 내준 뒤 최대의 성과다.
다만 과제도 있다. 전문가들은 간디 가문이라는 이름만으로는 모디 총리가 이끄는 BJP의 도전에 맞서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한다. 국민회의당은 내부 반대, 이념적 모호성, 당원들의 동기 부족 등으로 여러 주에서 영향력이 약화하고 있다.
인도 네루-간디 가문의 정치적 영향력 확대가 한국 기업들의 인도 시장 전략 수정을 요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2024년 총선을 앞두고 정권교체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관계자는 "국민회의당의 세력 확대는 모디 정부의 친기업 정책에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며 "한국 기업들의 선제적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간디 가문이 강조하는 '포용적 성장' 기조다. 한 통상 전문가는 "소득 분배와 농민 권리 강화 등을 강조하는 정책이 나올 수 있어 기업들의 현지화 전략 수정이 필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