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광물 컨설팅 회사 Dei Gratia Minerals의 그레고리 위셔 설립자와 광업 전문가 라일 트리튼은 30일(현지시각) 닛케이아시아 기고문에서 "미국은 니켈 수요 증가에 대응하고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필리핀, 일본과 협력하여 필리핀에 고압산침출(HPAL) 공장을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위셔와 트리튼은 "미국 국제개발금융공사(DFC)가 필리핀 HPAL 공장 건설에 지분 투자와 자금 조달을 지원하고, 일본 기업이 건설과 운영을 담당하는 방식으로 협력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또한 "일본 파트너에게 미국 내 니켈 정제소 건설을 요구하여 HPAL 공장에서 생산된 니켈을 추가로 정제하고, 북미 지역 니켈 광산 개발을 촉진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삼각 동맹'은 각국에 다음과 같은 이점을 제공한다.
미국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안정적인 니켈 공급망을 확보할 수 있으며, 필리핀은 외국인 투자 유치를 통해 니켈 산업을 발전시키고 경제 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 또한, 일본은 니켈 가공·정제 기술력을 활용하여 해외 시장을 확대하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협력 모델에는 과제도 존재한다. 필리핀의 정치적 불안정성, 환경 문제, 중국과의 관계 등이 협력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또한, 미국 내에서는 자국 광산 개발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될 수 있다.
그러나, 위셔와 트리튼은 "필리핀은 니켈 광산이 풍부하고, 일본은 HPAL 기술력을 갖추고 있으며, 미국은 자본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삼각 협력의 최적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과거 협력 사례를 바탕으로 정부 간 협력을 강화하고, 민간 기업의 참여를 유도하여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미국, 필리핀, 일본의 '니켈 삼각 동맹'이 실현될 경우, 글로벌 니켈 공급망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중국의 니켈 시장 지배력을 약화하고, 미국 중심의 새로운 공급망 구축을 가속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역시 이러한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니켈 공급망 확보를 위한 다각적인 전략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미국이 니켈 공급망 확보를 위해 필리핀, 일본과 협력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한국 배터리 업계에도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니켈은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료이며, 한국은 니켈 수요의 상당 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이번 움직임이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양새다.
미·필리핀·일본의 니켈 협력은 한국 배터리 산업에 기회와 위협을 동시에 제시한다. 한국은 이러한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적극적인 대응 전략을 통해 배터리 산업의 경쟁력을 유지해야 할 것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