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혁신적 해법으로 인공지능(AI) 기술 기반의 대체육류 산업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더 히티드(The Heated)가 11월 28일(현지시각) 보도한 바에 따르면, 2050년까지 세계 육류 소비가 두 배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AI 기술을 활용한 대체육류 개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현재 대체육류 시장은 비욘드미트, 임파서블버거 등이 주도하고 있으나, 미국 내 전체 육류 시장의 0.9%에 그치는 수준이다. 이는 일반 육류 대비 2~4배 높은 가격과 익숙하지 않은 맛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최근 실시된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대체육류를 한 번 시도해본 미국 성인의 절반이 재구매 의사가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AI 기술의 도입으로 이러한 한계가 극복되고 있다. AI는 수천 가지의 식물성 단백질 데이터를 분석해 동물성 단백질과 가장 유사한 대체 재료를 찾아내고, 최적의 배양 조건을 찾아내는 데 활용된다. 특히 맛과 질감 개선에서 혁신적 성과를 보이고 있다. 식품향료 업체들은 AI를 활용해 쇠고기와 유사한 맛을 구현했으며, 여러 연구팀이 AI 기계학습을 통해 식물성 육류의 질감을 개선하고 있다.
환경적 측면에서도 대체육류의 가치는 주목할 만하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세포배양육은 소고기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최대 96% 줄일 수 있으며, 물 사용량도 82~96% 감축할 수 있다. 식물성 육류 역시 기존 축산업 대비 환경 영향을 현저히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대체육류 시장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0년 60억 달러 규모였던 세계 식물성 대체육 시장은 2025년까지 119억 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며, 이는 연평균 14.5%의 높은 성장률에 해당한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2035년까지 대체 단백질이 전체 단백질 시장의 22%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성장세는 소비자들의 건강 의식 증가와 환경 보호에 대한 관심 확대에 힘입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글로벌 트렌드 속에서 한국도 대체육류 시장 선점을 위한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다. 국내 주요 식품기업들은 AI 기술을 활용한 대체육류 개발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특히 한국의 발달된 AI 기술 인프라와 결합해 식감과 풍미를 개선한 신제품들이 개발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30년까지 국내 대체육류 시장 규모가 2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 측면에서도 대체육류 산업은 매력적인 기회로 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2030년까지 세계 대체육류 시장이 연평균 15%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AI 기술과 결합한 푸드테크 기업들이 새로운 투자 대상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ESG 투자 확대 추세와 맞물려 투자 동인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2025년 트럼프의 취임은 대체육류 산업의 중요한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트럼프의 전반적인 규제 완화 기조는 신산업 발전에 우호적일 수 있으나, 그의 전통적 육류 산업 지지 성향과 민주당의 육류 소비 제한 정책에 대한 비판적 입장은 대체육류 산업 발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이미 트럼프 지지 성향이 강한 알라바마, 플로리다 주의 실험실 배양육 판매 금지는 이러한 우려를 뒷받침한다.
그러나, 대체육류 산업의 성장 잠재력은 정치적 변수를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 대체육류 시장이 2025년 11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이를 뒷받침한다. 특히 유럽에서는 독일을 중심으로 대체육류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으며, 이탈리아 등 일부 국가의 규제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성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육류 생산 방식이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대체육류는 단순한 대체 식품을 넘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실질적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는 환경 부담을 줄이면서도 인류의 식량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혁신적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AI 기술과 결합한 대체육류 산업은 식량 안보와 환경 보전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21세기형 녹색 혁명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