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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미·중 패권경쟁 속 전기화를 통한 성장전략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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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미·중 패권경쟁 속 전기화를 통한 성장전략 모색

유럽이 미·중 패권경쟁과 보호무역주의 강화라는 도전적 상황에서 전기화를 통한 새로운 성장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유럽이 미·중 패권경쟁과 보호무역주의 강화라는 도전적 상황에서 전기화를 통한 새로운 성장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유럽이 미·중 패권경쟁과 보호무역주의 강화라는 도전적 상황에서 전기화를 통한 새로운 성장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골드만삭스가 최근 발표한 '2025년 유럽 전망'(11.25, 현지시각)과 '드라기의 전기화 계획 분석'(11.6, 현지시각) 보고서는 유럽의 새로운 도전과 기회를 조명했다.

골드만삭스는 2025년 유로존 성장률을 시장 컨센서스 1.2%를 하회하는 0.8%로 전망했다. 특히 제조업 강국 독일(-0.3%)과 프랑스(-0.7%)의 역성장이 예상된다. 새로운 무역정책 시행 시 유로존 GDP는 0.5% 추가 하락할 수 있으며, 독일(-0.6%)의 경우 제조업 비중이 높아 영향을 더 크게 받을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전망은 유럽 제조업이 직면한 구조적 과제를 보여준다. 독일의 경우 자동차 산업을 중심으로 한 제조업이 대외 무역환경 변화와 글로벌 경쟁 심화로 어려움이 예상된다. 프랑스는 에너지 비용과 노동시장의 구조적 특성이 산업 경쟁력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런 가운데 마리오 드라기 전 ECB 총재는 전기화를 통한 유럽 경제 체질 개선을 제안했다. 향후 10년간 3~4조 유로(유로존 GDP 약 25%)를 전기화와 에너지 전환에 투자하는 것이 핵심이다. 현재 유럽의 대형 제조업체들은 미국 경쟁사 대비 평균 5억 유로의 추가 전력 비용을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드라기의 계획은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와 기업 간 직접 전력구매계약(PPA) 시장 활성화에 중점을 둔다. 연간 8000억 유로의 추가 투자 중 청정에너지(3000억 유로)와 전기 모빌리티(1500억 유로) 부문이 핵심이다. 이를 통해 기업들의 전력 비용 절감과 안정화를 도모한다는 구상이다.

한편, 유로존 경제는 여러 긍정적 요인도 보유하고 있다. 실질소득 증가와 가계저축률 상승이 소비를 뒷받침하고 남유럽 국가의 서비스업 중심 성장도 예상된다. 골드만삭스는 유로존이 경기침체를 피할 확률을 70%로 예측했다.

특히, 실질소득 증가는 물가안정과 임금 상승이 동반된 결과다. 코로나19 이후 축적된 가계저축은 점진적 소비 확대 요인이 될 전망이다. 스페인의 경우 2% 성장이 예상되는데 이는 관광업 회복과 EU 회복기금(7500억 유로) 집행 효과에 기인한다. 서비스 부문은 디지털 전환과 고령화 관련 수요 증가로 제조업 부진을 일부 상쇄할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글로벌 무역환경 변화에 따른 경제적 도전이 예상되나, 장기적으로 유럽의 전기화 전략이 새로운 경쟁력 확보의 토대가 될 수 있다. 이는 한국의 배터리, 전기차, 신재생에너지 기업들에게도 기회가 될 전망이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한국 주요 배터리 제조사들이 폴란드와 헝가리에 대규모 생산기지를 확충하고 있으며, 현대자동차그룹은 체코와 슬로바키아의 완성차 공장을 통해 유럽 전기차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또한, 한화큐셀의 태양광 패널과 두산중공업의 풍력발전 설비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도 한국 기업들의 시장 진출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유럽 전기화 전략은 글로벌 경제 질서 속에서 독자적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시도로서, 성공 시 새로운 경제 협력 모델을 제시할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