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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美 중소기업 “중국 떠나 멕시코로, 멕시코 떠나면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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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美 중소기업 “중국 떠나 멕시코로, 멕시코 떠나면 어디로?”

탈중국도 본국 회귀도 막막한 이중고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상점 앞 창문에 있는 표지판에는 '폐업' 알림.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상점 앞 창문에 있는 표지판에는 '폐업' 알림. 사진=로이터

미국 중소기업들이 트럼프의 대중국 고율 관세와 멕시코 수입품 25% 관세 공약으로 전례 없는 도전에 직면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현지시각) 현지 중소기업들의 깊어가는 고민을 상세히 보도했다.

◇ 중소기업의 '중국 의존' 현실


미국 경제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GDP의 59.6%에 달한다. 2022년 기준 중소기업의 대중국 수출액은 192억 달러로, 전체 수출의 17.2%를 차지했다. 수출액은 전년 대비 10.5% 감소했으나, 원자재와 부품 수입까지 고려하면 중국 의존도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제조업 현장에서 이러한 의존도는 더욱 뚜렷하다. 셰프용 작업복 제조업체 틸릿의 경우, 중국 공장은 스타일당 500개 주문만으로도 생산이 가능해 중소기업의 유연한 운영을 가능케 한다. 생분해성 베개 제조사 모소 필로우도 대나무 직물 생산의 전문성과 실험적 시도를 수용하는 중국 공장의 장점으로 현지 생산을 선택했다. 현재 미국 내 생산 제품조차 스냅, 단추, 금속 부품 등 핵심 부자재의 상당수를 중국산에 의존하고 있다.

◇ 공급망 재편의 현실적 난관


중소기업들의 탈중국 시도는 예상치 못한 장벽에 부딪혔다. 공작기계 제조업체 토르마흐는 멕시코로 생산기지를 이전했으나, 트럼프의 25% 관세 공약으로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베트남은 최소 주문량이 1만 개에 달해 소규모 생산이 필요한 중소기업에는 현실적 대안이 되지 못한다.

미국 내 생산 확대도 구조적 한계에 직면했다. 틸릿은 뉴욕 본사에 재봉사 7명을 고용하고 있으나, 샘플과 소규모 주문 생산에 그치고 있다. 숙련공 채용에 평균 3~4개월이 소요되며, LED 커넥션처럼 100만 달러 규모의 설비투자가 가능한 기업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 신흥국으로의 이전 한계


대안 시장으로 주목받는 인도와 인도네시아도 단기 해법이 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인도는 상품 수출의 43.6%를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거대 시장이지만, 불안정한 인프라와 복잡한 규제, 숙련공 부족이 걸림돌이다. 인도네시아는 2억7000만 명의 내수시장과 함께 전기차 배터리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으나, 현지 생산 시스템 구축과 품질 관리 체계 확립에 최소 2~3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 향후 전망과 기업 대응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단계적으로 도입될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의 소비자 저축률 감소와 신용카드 부채 증가 추세를 고려할 때, 급격한 관세 인상은 물가 상승과 소비 위축을 초래할 수 있어 일부 품목 제외나 점진적 도입이 예상된다.

중소기업들은 이러한 불확실성에 대비해 다각적 생존 전략을 모색 중이다. 공급망 다변화와 함께 온라인 플랫폼, CRM, ERP 등 디지털 기술 도입을 가속화하고, 제품 혁신을 통한 차별화를 추진하고 있다. 미 정부의 재도약지원자금과 디지털 전환 지원도 적극 활용하는 추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