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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美 의존도 낮추기 위해 농산물 수입선 다변화...아르헨티나와 밀 교역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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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美 의존도 낮추기 위해 농산물 수입선 다변화...아르헨티나와 밀 교역 재개

1990년대 이후 첫 밀 수입...트럼프 재집권 대비 남미 국가들과 교역 확대 추진
아르헨티나 한 농장의 밀 수확 장면.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아르헨티나 한 농장의 밀 수확 장면. 사진=로이터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 갈등에 대비해 농산물 수입선 다변화를 가속한다.

최근 아르헨티나와 1990년대 이후 처음으로 밀 교역을 재개하는 등 남미 국가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4일(현지시각) 아르헨티나 경제지 암비토 피난시에로에 따르면, 조만간 아르헨티나산 밀이 처음으로 중국에 수출된다. 이는 지난 1월 중국이 아르헨티나산 밀 수입을 승인한 데 따른 것이다.

세계 3위 밀 수입국인 중국은 2023년 1210만 톤(44억2000만 달러)의 밀을 수입했다. 미국은 중국의 3대 밀 공급국으로, 올해 1~10월 중국 전체 수입량의 10.3%(430만 톤)를 차지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의 재집권 가능성이 커지면서 중국은 수입선 다변화를 서두르고 있다.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의 닉 마로 수석 분석가는 "트럼프의 두 번째 임기는 중국의 수출입 파트너 다변화에 긴급성을 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트럼프 첫 임기 때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에 25% 관세를 부과했고, 이후 브라질 등 다른 국가들로 수입선을 전환했다. 중국의 대두 수입에서 미국산 비중은 2017년 34.3%에서 올해 16.7%로 감소하였으나, 브라질산은 53.3%에서 75.5%로 증가했다.

아르헨티나도 중국과의 농산물 교역 확대를 추진한다. 지난 5월에는 옥수수 수출 시장이 추가로 개방됐다. 현재 중국은 아르헨티나의 2위 교역국으로, 주로 대두, 쇠고기, 보리 등을 수입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관세 인상으로 중국이 국내 시장 개발을 가속하고 미국 의존도를 더욱 낮출 것으로 전망한다. 화차오대학교 린훙위 교수는 "중국이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공장이자 시장'으로 변모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중국의 내수 부진이 변수가 될 수 있다. 마로 분석가는 "국내 소비 회복이 수입 증가의 핵심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의 수입액은 2023년 2조6000억 달러로 전년 대비 5.5% 감소했으며, 올해 1~10월에는 2조1000억 달러로 1.7% 증가했다.

중국이 미·중 갈등에 대비해 농산물 수입선을 다변화하는 움직임이 한국 농식품 정책에도 시사점을 준다고 전문가들이 지적한다. 특히, 곡물 수입의 대미 의존도가 높은 한국도 수입 선 다변화가 시급하다고 분석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한국의 곡물 자급률은 20% 수준에 불과하고, 수입의 상당 부분을 미국에 의존하고 있다"며 "글로벌 식량 공급망 재편에 대비한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사례처럼 남미 국가들과의 협력 강화를 제안한다. 한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 남미 국가들과 식량안보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며 "장기적 관점의 협력체계 구축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