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반도체 유통업체들이 미국의 수출 통제 강화에 대비해 중국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공급망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오히려 중개 거래의 새로운 기회가 열릴 것으로 전망한다고 5일(현지시각)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일본 최대 반도체 유통사 중 하나인 리스타는 2025년까지 싱가포르 법인에 대만 WPG홀딩스의 물류관리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WPG는 중국 반도체 업체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세계 주요 반도체 무역회사다.
리스타의 시바타 마사히로 임원은 "트럼프 재집권 시 공급망 불확실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WPG와의 협력으로 공급망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리스타는 이미 2023년 WPG 일본 자회사를 인수했다.
료산도 중국 전기차 개발업체 IAT와 청두에 합작회사를 설립했다. 당초 일본산 칩 판매를 위한 거점으로 시작했으나, 현재는 중국산 칩 조달 채널로 전환했다.
업계는 국가주의 부상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면서 반도체 유통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한다. 선와 테크노스의 다나카 히로유키 회장은 "재고와 물류 관리를 통해 인프라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최근까지 유통사의 입지가 줄어들던 것과 대조적이다. 과거 제조사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직접 거래를 선호했으나, 코로나19 이후 공급망 혼란을 겪으며 유통사의 중요성을 재인식했다.
실제로 일본 5대 반도체 유통사의 시장 점유율은 2013년 34%에서 2023년 50%로 증가했다. 료요 료산은 매출 1조 엔 달성을 목표로 M&A를 추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對中 제재가 첨단 기술에 국한돼 있지만 그 범위가 확대될 수 있어, 안정적 공급망 구축을 위한 유통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할 것으로 전망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