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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증시의 미래, 단기 낙관론과 장기 불확실성 교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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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증시의 미래, 단기 낙관론과 장기 불확실성 교차"

미국 뉴욕의 뉴욕증권거래소(NYSE) 앞 월스트리트가에 세워진 도로표지판.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뉴욕의 뉴욕증권거래소(NYSE) 앞 월스트리트가에 세워진 도로표지판. 사진=로이터
미국 증시가 AI 열풍의 지속 가능성과 트럼프 재집권이라는 두 가지 핵심 변수를 맞아 새로운 도전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현지시각) 3년 연속 강세를 보인 미국 증시의 미래를 놓고 월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단기 낙관론과 장기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미국 증시는 견고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S&P 500 지수는 2024년 들어 28% 상승했으며, 이는 1998년 이후 처음으로 연간 20%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투자은행들의 2025년 전망도 대체로 긍정적이다. JP모건체이스,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는 S&P 500 지수가 6500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고, 바클레이즈(6600)와 도이체방크(7000)는 더욱 높은 목표치를 제시했다.

시장 낙관론의 핵심 근거는 상승세의 광범위한 확산이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등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세븐' 중심의 상승세가 소형주와 경기민감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러셀 2000 지수는 3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S&P 500 내 220개 이상의 종목이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연준의 통화정책 전환 기대감도 시장을 떠받치는 핵심 요인이다. 고용시장이 견조한 가운데 물가 상승 압력이 완화되면서, 시장은 2025년 상반기부터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최근 성급한 정책 완화에 대해 경계감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재집권에 대한 기대감도 낙관론에 힘을 보태고 있다. 친기업 정책과 규제 완화는 기업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금융, 에너지, 방위산업 등 전통 산업 부문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인프라 투자 확대 정책도 관련 산업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장기적 관점에서는 불확실성이 크다. 골드만삭스는 향후 10년간 S&P 500의 연평균 상승률을 3% 수준으로 전망했으며, 뱅크오브아메리카는 1%대의 더욱 보수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이러한 신중한 전망의 배경에는 세 가지 주요 위험 요인이 자리잡고 있다.

첫째, AI 열풍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다. 현재 매그니피센트 세븐 기업들의 시장가치는 전체 S&P 500 지수의 30%를 차지하고 있는데, 일부 전략가들은 이러한 쏠림 현상이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둘째,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강달러 정책은 글로벌 기업들의 실적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최근 달러화 가치가 상승세를 보이는 것도 이러한 우려를 반영한다. 셋째, 소비자들의 저축률 감소와 피로감 증가는 기업들의 실적 성장에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 복잡한 시장 환경에서 투자자들은 더욱 세밀한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AI, 클린 에너지, 인프라 등 성장 산업에 대한 투자와 함께 밸류에이션이 상대적으로 낮은 소형주나 가치주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또한 글로벌 정세 변화에 따른 리스크 관리를 위해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정기적인 자산 배분 조정이 중요해질 것이다.

2025년 트럼프 취임 이후의 시장은 정책 변화와 그 영향을 주시하며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자들은 단기적인 상승 모멘텀을 활용하되, 장기적인 불확실성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에도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특히 한국 투자자들은 환위험 관리와 함께 글로벌 정치경제 리스크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질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