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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5개국, 2~3년 내 국경 간 즉시 결제 시대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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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5개국, 2~3년 내 국경 간 즉시 결제 시대 연다

태국 중앙은행, 다자간 결제 프레임워크 구축 박차...소규모 사업 활성화 기대
태국 방콕의 카시콘은행의 모습.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태국 방콕의 카시콘은행의 모습. 사진=로이터
아시아 5개국(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인도)이 참여하는 국경 간 즉시 결제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가 2~3년 안에 결실을 볼 것으로 보인다고 9일(현지시각)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이 프로젝트는 국제결제은행(BIS)의 '넥서스(Nexus)' 계획의 하나로, 각국의 즉시 결제 시스템을 연결하여 국경 간 자금 이동을 혁신적으로 빠르고 편리하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인도네시아는 옵서버로 참여한다.

태국 중앙은행 결제 시스템 및 금융 기술 정책 부서의 나퐁타왓 포티킷 선임 이사는 닛케이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5개국 중앙은행이 다자간 프레임워크 운영을 위한 회사 설립을 추진 중이며, 이후 운영자 선정과 시스템 개발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절차에 2~3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새로운 프레임워크는 초기에는 소액 결제에 집중하여 규제 장벽을 최소화하고, 점차 한도를 늘려 더 많은 사람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나퐁타왓 이사는 "이 시스템이 가동되면 다른 국가에도 개방될 것"이라며 "일종의 허브 역할을 하여 모든 국가가 연결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프로젝트는 특히 소규모 사업체의 국경 간 거래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태국은 프롬프트페이(PromptPay)라는 자체 국가 결제 플랫폼을 통해 등록된 휴대전화 번호로 은행 계좌 간 즉시 자금 이체를 지원하고 있다. PromptPay는 이미 싱가포르의 페이나우(PayNow)와 연결되어 양국 간 즉시 송금이 가능하지만, 이러한 양자 간 연계는 구축에 시간이 소요되고 거래량이 적은 국가 간에는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반면, 다자간 프레임워크는 단일 연결을 통해 한 국가가 네트워크의 모든 구성원과 연결될 수 있어 연결 비용을 절감하고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나퐁타왓 이사는 "넥서스를 사용하면 넥서스에 연결하기만 하면 다른 국가와 훨씬 더 광범위하게 연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태국은 넥서스 프로젝트 외에도 관광 부문과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다른 국가와의 QR 코드 결제 연결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여러 국가와 국경 간 QR 결제 연결을 구축했으며, 인도와의 협력도 추진 중이다.

태국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은 자국에서 사용하던 앱을 이용하여 태국 내 상점에서 QR 코드로 결제할 수 있다. 나퐁타왓 이사는 "태국은 관광객이 많지만, 많은 관광객이 현금 외에는 결제 수단이 없어 불편을 겪고 있다"며 "QR 코드 결제 연결은 관광객과 소규모 상인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태국 내에서 PromptPay 사용량은 꾸준히 증가하여 2023년에는 거의 200억 건의 거래를 기록했다. 나퐁타왓 이사는 결제의 디지털화는 단순히 편의성을 높이는 것뿐만 아니라, 데이터를 축적하여 개인에게 최적화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기여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람들이 디지털 결제를 사용할 때 디지털 발자국, 즉 결제 기록이 남게 된다"며 "미래에는 이 데이터를 활용하여 개인의 이익을 위한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시아 5개국의 국경 간 즉시 결제 시스템 구축은 역내 무역 및 전자상거래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소규모 사업체의 성장을 촉진하고, 관광 산업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디지털 결제 확산은 데이터 기반 금융 서비스 발전을 가속하여 금융 혁신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아시아 5개국이 추진하는 국경 간 즉시 결제 시스템 통합은 한국에 디지털 금융 경쟁력 강화와 신남방 정책의 효과적 추진을 위한 노력을 촉구하는 메시지다.

한국은 뛰어난 IT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지만, 국경 간 결제 시스템 분야에서는 아직 선두 주자가 아니다. 아시아 국가들의 발 빠른 협력을 거울삼아 한국도 아세안 국가들과의 디지털 금융 협력을 강화하고 핀테크 기업의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신남방 정책을 통한 아세안 국가들과의 경제 협력 강화는 한국 정부의 주요 목표 중 하나다. 아시아 국가들의 결제 시스템 통합은 한국 기업의 아세안 시장 진출에 더욱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따라서 정부는 신남방 정책과 디지털 금융 협력을 효과적으로 연계하여 한국 기업들이 아세안 시장에서 더욱 활발하게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국경 간 결제 시스템 통합은 한국 핀테크 기업들에 아세안이라는 높은 성장 잠재력을 가진 매력적인 시장에 진출할 기회를 제공한다. 아세안 국가들의 디지털 금융 시스템과의 연동을 통해 해외 진출을 확대하고 새로운 사업 모델을 발굴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아시아 국가들의 결제 시스템 통합은 한국 중소기업의 수출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 특히 아세안 시장을 목표로 하는 중소기업들은 간편하고 저렴한 결제 시스템을 통해 해외 진출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새로운 판로를 개척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국경 간 결제 시스템 통합은 소비자들에게 더욱 편리하고 안전한 결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해외여행이나 온라인 쇼핑 시 복잡한 절차 없이 간편하게 결제를 진행하고 수수료 부담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