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베이조스-머스크, 우주산업에 대한 상반된 접근

글로벌이코노믹

베이조스-머스크, 우주산업에 대한 상반된 접근

제프 베이조스의 지구 보존 vs 일론 머스크의 화성 이주
지구 위의 인공위성 모델. 사진=로이터               이미지 확대보기
지구 위의 인공위성 모델. 사진=로이터

인류의 미래를 둘러싼 세계 최고 부호들의 극명한 우주개발 비전이 새로운 산업 혁명의 서막을 열고 있다.

8일(현지시각) 악시오스는 제프 베이조스와 일론 머스크가 각각 지구 보존과 화성 이주라는 상반된 접근으로 우주산업의 미래를 재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루 오리진의 베이조스는 지구 문명의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오염 산업 우주 이전과 우주 자원 활용을 통한 지구 환경 보존을 추구하며, 지구 궤도에 거대 우주정거장(오닐 실린더)을 건설해 수만 명이 거주하는 우주 도시를 구상하고 있다. 반면 스페이스X의 머스크는 소행성 충돌 등 지구 멸망에 대비한 대안으로 화성 이주를 추진하며, 장기적으로 100만 명 규모의 화성 정착지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약 6300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 우주 경제는 2030년대 중반까지 1.8조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위성산업이 전체 성장의 50%를 차지하며, 우주 관광과 자원 개발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스페이스X가 추진 중인 3500억 달러 규모의 주식 매각은 우주산업 역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 유치가 될 전망이다. 스타링크와 스타십 등 핵심 기술이 정부와 군사 분야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으며, 우주산업이 실용적 비즈니스 영역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업계와 학계는 두 거물의 상반된 접근법에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머스크의 빠른 혁신 전략과 베이조스의 신중한 장기 계획이 우주산업 발전에 상호보완적 역할을 할 것으로 평가한다. 다만 이들의 경쟁이 우주산업을 독점적 영역으로 분할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특히 과학계에서는 스타링크와 같은 대규모 위성 프로젝트가 우주 환경에 미칠 영향과 상업적 이익 추구가 과학적 탐구를 저해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하고 있다.

2025년 트럼프 행정부 출범이 가시화되면서 우주산업 지형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트럼프와 머스크의 긴밀한 관계는 스페이스X의 화성 탐사 계획에 강력한 정책적 지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아메리카 퍼스트' 기조 아래 미국 우주 기업들에 대한 정부 지원과 군수 계약이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이는 중국의 우주개발 가속화를 촉발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이미 2027년까지 화성 유인 탐사를 목표로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며, 미·중 간 우주 패권 경쟁이 한층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도 누리호 발사 성공을 기반으로 독자적 우주 운송 능력을 확보하고, 한미 우주 협력 강화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베이조스와 머스크의 경쟁은 우주산업의 새로운 장을 열고 있다. 이들의 혁신적 비전과 대규모 투자는 우주 기술 발전의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지만, 기술적 실현 가능성과 경제성, 환경 영향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특히 미·중 간 패권 경쟁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우주개발이 단순한 기업 간 경쟁을 넘어 새로운 국제 질서 형성의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이제 우주는 탐사의 대상이 아닌, 인류 문명의 새로운 활동 영역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