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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AI 산업, 투자 열풍에서 수익성 검증으로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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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AI 산업, 투자 열풍에서 수익성 검증으로 전환

빅테크 기업들의 천문학적 투자, 이제는 성과를 입증할 때

전세계 AI 기업들이 실적과 생산성 향상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전세계 AI 기업들이 실적과 생산성 향상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전세계 AI 기업들이 실적과 생산성 향상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배런스는 2025년이 AI 산업의 수익성과 실용성이 검증되는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12일(현지시각) 전망했다.

거대 테크기업들의 AI 투자 경쟁은 2024년에도 가열되었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은 2024년 1~9월 동안 1330억 달러를 AI 역량 구축에 투자했으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한 수치다. 특히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은 지난 3분기 동안 800억 달러를 기록하며 174%의 폭발적 성장을 보였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시각은 점차 변화하고 있다. 세쿼이아 캐피털의 데이비드 칸 벤처 캐피털리스트는 AI 투자의 수익성 확보를 위해서는 투자금액 대비 4배의 수익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는 현재의 대규모 투자가 얼마나 큰 부담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사례는 AI 수익화의 현주소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연간 360달러에 달하는 마이크로소프트 365 코파일럿의 판매 실적은 아직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두 주요 고객사의 총 11만8000개 라이선스 구매는 연간 매출 2540억 달러 규모의 기업에 미미한 수준이다.

반면, 무료 AI 서비스는 급속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성인의 32%가 지난 주에 AI를 사용했다고 응답했으며, 이는 PC나 인터넷의 초기 도입 속도를 상회하는 수치다. 챗GPT, 제미나이 등 무료 서비스의 폭발적 인기는 기업들에 새로운 과제를 제시한다. 클라우드 기반 AI 운영에는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반면, 수익은 전무하기 때문이다.

이 해결책으로 빅테크 기업들은 다양한 수익화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구글은 제미나이 어스밴스드를 월 19.99달러에 제공하기 시작했으며, 챗GPT도 Plus 서비스를 통해 프리미엄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기업용 API 서비스 확대와 광고 수익 모델 도입을 통해 수익성 개선을 꾀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2025년까지 AI 서비스의 수익 구조가 안정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생산성 측면에서는 긍정적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챗GPT 출시 이후 미국의 노동 생산성은 연율 2.3%를 기록하며 역사적 중앙값인 2.0%를 상회했다. 전문가들은 2025년에는 AI 활용이 더욱 고도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기업용 AI 도구들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업무 프로세스와의 통합이 가속화되고, 특히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과 같은 기업용 AI 솔루션의 보급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맥킨지는 2025년까지 글로벌 기업의 70% 이상이 최소 한 가지 이상의 AI 도구를 업무에 도입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단순 반복 업무뿐만 아니라 의사결정 지원, 전략 수립, 연구개발 등 고차원적 업무 영역으로까지 AI 활용이 확대될 것임을 시사한다.

트럼프의 재집권 가능성은 AI 산업 지형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의 "AI 맨해튼 프로젝트" 구상은 규제 완화를 통한 미국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구체적으로 AI 알고리즘 개발에 대한 제한 완화, 데이터 사용 규제 완화, AI 응용 분야 확대가 예상된다. 이러한 변화는 미국 AI 기업들의 기술 혁신과 시장 지배력을 강화할 것이다. 특히 오픈AI,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선도 기업들은 규제 부담 감소로 더 공격적인 AI 개발과 서비스 출시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는 글로벌 AI 산업 생태계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미국 기업들의 기술 격차 확대는 유럽과 아시아 기업들에 큰 도전이 될 것이며, 특히 EU의 AI 규제와 상충되면서 글로벌 AI 표준 경쟁이 심화될 수 있다. 또한, 중국과 기술 패권 경쟁이 더 격화되면서, 글로벌 AI 산업이 미국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 기업들에는 더욱 복잡한 상황이 예상된다. 미국의 규제 완화로 인한 기술 격차 확대 우려가 있는 반면, 새로운 시장 기회도 열릴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 수요 증가로 수혜가 예상되며, 네이버와 카카오 같은 IT 기업들은 자체 AI 모델 개발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중 갈등 심화로 인한 공급망 재편 리스크와 기술 격차 확대 우려도 상존한다.

2025년은 AI 산업의 거품이 걷히고 실질적 가치가 검증되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 막연한 기대와 과대광고는 자취를 감추고, 수익성과 생산성 향상이 입증된 기업만이 살아남는 적자생존의 시대가 도래할 전망이다. 투자자들은 더 이상 장밋빛 청사진이 아닌, 구체적인 성과 지표를 요구하게 될 것이며, 기업들은 AI 기술의 실질적 가치를 입증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될 것이다. 다만 이러한 구조조정 과정은 AI 산업의 장기적 성장을 위한 건전한 토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골드만삭스는 글로벌 AI 투자가 2022년 919억 달러에서 2025년 약 2000억 달러로 72%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미국의 AI 투자는 2022년 474억 달러에서 2025년 817억 달러로 확대되며, 장기적으로는 미국 GDP의 2.5%에서 4%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2025년에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AI 인프라에서 AI 응용 프로그램의 출시와 수익화로 전환될 전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