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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아세안 의장국 말레이시아, 미·중 갈등 속 중립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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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아세안 의장국 말레이시아, 미·중 갈등 속 중립 모색

2024년 안세안정상회의 모습.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2024년 안세안정상회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이 미·중 갈등 속에서 중립 노선을 통해 새로운 도약을 모색한다. 2025년 아세안 의장국을 맡게 될 말레이시아는 '포용성과 지속가능성'을 주제로 아세안의 결속력 강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13일(현지시각)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아세안은 현재 인구 6억7600만 명, GDP 3조8000억 달러 규모의 세계 5위 경제권으로 성장했다. 2023년 상품·서비스 교역액은 각각 3조5000억 달러, 1조8300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외국인 직접투자도 2298억 달러에 달했다.

특히, 아세안은 글로벌 공급망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경우 반도체 수출 세계 6위를 차지하는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아세안의 가장 큰 강점은 중립성이다. 냉전 시기부터 이어온 비동맹 노선은 현재 미·중 경쟁 구도에서도 유효하다는 평가다. 양극화된 세계에서 모든 국가와 대화하고 협력할 수 있는 채널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아세안은 RCEP, TPP, APEC 등 다양한 경제협력체에 참여하고 있으며, 일부 회원국은 브릭스의 파트너국이기도 하다. 이는 아세안의 중립성과 개방성을 잘 보여준다.

다만 과제도 있다. 아세안 경제공동체(AEC) 출범 10년이 되어가지만, 역내 교역 비중은 여전히 23~25%에 그치고 있다. 이에 말레이시아는 2025년 의장국 수임 기간 무역장벽 철폐와 디지털경제 협정 체결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아세안은 또한 반도체, 전기차 등 전략 산업 분야의 협력도 강화할 방침이다. 특히, 중소기업, 여성, 청년, 농촌 지역이 아세안 경제통합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포용적 성장을 추구한다.

전문가들은 아세안의 미래가 결국 단결력에 달려있다고 지적한다. 미얀마 사태, 남중국해 분쟁 등 역내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회원국 간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아세안의 전략적 중립 노선이 한국 외교·경제 정책에 새로운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미·중 갈등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제3의 길을 모색하는 모델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한국도 아세안처럼 전략적 모호성을 통해 외교적 자율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관계자는 말했다. 강대국 간 갈등 속에서 실리적 접근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