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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전기차 7만 대 브라질 항구 적체...관세 인상 앞두고 '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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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전기차 7만 대 브라질 항구 적체...관세 인상 앞두고 '러시'"

BYD 등 중국 업체들 수입세 회피 위해 대량 선적...현지 업체들 반발

항구에 있는 중국 전기차 모습.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항구에 있는 중국 전기차 모습. 사진=로이터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브라질 시장 공략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수입 관세 인상을 앞두고 7만 대 이상의 중국산 전기차가 브라질 항구에 적체되면서 현지 자동차 업체와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고 13일(현지시각)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BYD와 만리장성자동차 등 중국 업체들은 세계 6위 자동차 시장인 브라질을 새로운 전략적 거점으로 삼고 있다. 특히 미국과 유럽의 견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브라질 시장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중국 업체들의 공세는 지난해부터 본격화됐다. BYD는 1만9100달러에 불과한 저가 모델로 시장을 공략했고, 이는 현지 업체들의 휘발유 차량보다도 저렴한 수준이었다. 일부 현지 업체들은 가격을 최대 30%까지 인하하며 대응했다.

그러나, 브라질 정부는 현지 업계의 요구를 수용해 전기차 수입세를 단계적으로 인상하기로 했다. 현재 면제된 35% 수입세를 2026년 중반까지 완전히 부활시킬 계획이며, 우선 10%부터 시작한다.

이에 중국 업체들은 관세 인상 전 대규모 선적을 단행했다. BYD의 경우 4개월치 재고에 달하는 3만5000 대의 차량을 항구에 보관 중이다. BYD 브라질 사업부는 이를 "가격 경쟁력 유지를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업체들은 장기적인 시장 진출 전략도 준비하고 있다. BYD는 55억 헤알(약 1.4조 원)을 투자해 브라질 첫 전기차 공장을 건설 중이며, 만리장성자동차도 100억 헤알 규모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이에 폭스바겐, 도요타, 르노 등 기존 업체들도 1000억 헤알 이상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특히 브라질산 사탕수수로 만든 에탄올과 전기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개발에 주력할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브라질 전기차 시장이 아직 초기 단계라고 지적한다. 올해 전체 자동차 판매 중 전기차 비중은 7%에 그쳤으며, 충전 인프라도 부족한 상황이다.

"신혼여행은 이제 끝났다"는 폭스바겐 남미 사업부 회장의 말처럼,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브라질 시장 공략이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브라질 시장 공략이 한국 자동차 산업에 새로운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흥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한 중국 업체들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브라질 사례는 중국 전기차의 글로벌 확장 전략을 잘 보여준다"고 한국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말했다. 미국과 유럽의 규제를 피해 신흥 시장으로 진출을 가속하는 중국 업체들의 전략이 주목된다는 설명이다.

한국자동차연구원 관계자는 "BYD의 공격적 가격정책이 현대차·기아의 신흥 시장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현지 생산과 제품 차별화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한국 자동차 업계가 주목해야 할 세 가지 전략을 제시한다. 첫째 신흥시장별 맞춤형 전기차 전략 수립, 둘째 현지 생산을 통한 가격 경쟁력 확보. 셋째 하이브리드 등 다양한 친환경차 라인업 구축이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신흥 시장 공략은 한국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도전 과제가 될 전망이다. 기술력과 브랜드 가치를 바탕으로 한 차별화 전략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