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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벤츠 멕시코 합작공장 위기...생산량 절반으로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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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벤츠 멕시코 합작공장 위기...생산량 절반으로 급감"

"인피니티 美 판매 부진에 가동률 30% 수준...트럼프 관세 위협도 리스크"

생산라인 속에 있는 닛산 자동차. 사진=로이터 이미지 확대보기
생산라인 속에 있는 닛산 자동차. 사진=로이터

닛산자동차와 메르세데스-벤츠의 멕시코 합작공장이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 닛산의 고급차 브랜드 인피니티의 미국 시장 판매 부진으로 생산량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14일(현지시각)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멕시코 아과스칼리엔테스주에 위치한 이 공장의 올해 생산량은 당초 계획 13만 대에서 7만 대로 크게 줄었다. 연간 생산 능력 23만 대와 비교하면 가동률이 30%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에 공장은 2교대 근무를 1교대로 축소하고 일부 직원을 일시 해고했다. 2025년에도 연간 7만 대 수준의 감산이 이어질 전망이다.

인피니티의 미국 시장 판매 부진이 주된 원인이다. 2023년 인피니티의 미국 판매량은 6.5만 대로, 2017년 최고치였던 15만 대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럭셔리카 시장 점유율도 최고 8%에서 3% 미만으로 하락했다.

여기에 트럼프 당선인의 멕시코산 제품에 대한 25% 관세 부과 위협은 새로운 리스크로 떠올랐다. 닛산은 미국 판매 차량의 30%를 멕시코에서 수입하고 있어 직접적인 타격이 예상된다.

닛산은 이미 글로벌 생산 능력을 20% 감축하는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북미에서는 인수 제안과 함께 수백 개의 일자리를 줄였으며, 전 세계적으로 9000개의 일자리 감축을 계획하고 있다.

이 합작공장은 2018년 10억 달러를 투자해 설립됐다. 당초 신흥시장 수출기지를 목표로 했으나, 닛산은 2021년 다임러(현 메르세데스-벤츠) 지분을 전량 매각했고 2022년 공동개발 프로젝트도 종료했다.

현재로서는 합작투자 구조 변경 계획은 없다고 양사는 밝혔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공장 가동률 하락이 지속할 경우, 추가적인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한다.

닛산의 멕시코 합작공장 위기가 한국 자동차 업계에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미국 시장 고급차 전략과 멕시코 생산기지 운영에 새로운 도전 과제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고급차 시장 진입은 장기적 전략이 필수"라고 한국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말했다. 인피니티의 실패 사례는 브랜드 가치 구축과 판매망 확보의 중요성을 보여준다는 설명이다.

특히 트럼프의 관세 위협은 멕시코 생산기지를 보유한 한국 기업들에 큰 리스크다. 현대차그룹은 멕시코에서 연간 40만 대 이상을 생산하고 있어 관세 부과 시 타격이 불가피하다.

전문가들은 세 가지 대응 방안을 제시한다. 첫째 고급차 브랜드의 차별화 전략 강화, 둘째 생산기지 다변화, 셋째 미국 현지 생산 비중 확대다.

산업연구원 관계자는 "결국 리스크 관리가 핵심"이라며 "시장과 생산기지 다각화를 통한 균형 잡힌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닛산의 사례는 한국 자동차 업계에 새로운 도전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고급차 시장 공략과 생산기지 운영에서 더욱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