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상용차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서방의 견제가 강화되는 가운데서도 가격 경쟁력과 기술력을 무기로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가속하고 있다고 15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중국은 올해 세계 전기트럭 판매량의 70%를 차지할 전망이다. 현재 전체 트럭 시장에서 전기트럭 비중은 1% 미만이지만, 향후 10년간 많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BYD, 베이치포톤 등 중국 업체들은 이미 이탈리아, 폴란드, 스페인, 멕시코 등에 트럭을 수출하고 있다. 특히 현지 생산기지 설립을 통해 서방의 무역장벽에 대응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의 강점은 가격 경쟁력이다. "중국 트럭은 신흥시장에서 특히 경쟁력이 있다"고 알릭스파트너스의 스티븐 다이어 분석가는 평가했다. 다만, 선진시장에서는 성능과 내구성 면에서 아직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주행거리는 여전히 과제다. 중국 대형트럭의 평균 주행거리는 250km로, 미국의 322km에 비해 짧다. BYD의 8TT 모델은 200km지만, 테슬라 세미트럭은 800km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업체들의 추격도 빠르다. 스타트업 윈드로즈는 670km 주행이 가능한 세미트럭을 개발했으며, CATL은 배터리 교체 시스템으로 충전시간 문제를 해결했다.
최대 위험 요인은 지정학적 갈등이다. EU와 미국은 중국의 보조금 지원을 문제 삼아 전기차에 고율 관세를 부과했다. 트럼프의 재집권 시 추가 제재도 예상된다.
이에 중국 기업들은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BYD는 미국 캘리포니아와 멕시코에 공장을 설립했으며, 유럽에도 생산기지를 두고 있다. 윈드로즈는 본사를 벨기에로 이전하는 등 리스크 분산에 나섰다.
"모든 주요 시장이 자체 공급망을 원한다는 것을 인정한다"며 "중국에서 시작해 글로벌로 확장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윈드로즈의 한 웬 대표는 설명했다.
중국 전기트럭 기업들의 급속한 성장이 한국 상용차 산업에 새로운 도전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성공 전략을 분석하면서 대응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중국 업체들의 가격 경쟁력과 현지화 전략에 주목해야 한다"라고 한국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말했다. 완성된 공급망을 바탕으로 한 원가 경쟁력이 글로벌 시장 확대의 핵심이라고 설명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관계자는 "다만 한국은 수소트럭 등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대결할 수 있다"며 "친환경 상용차 시장에서 독자적 영역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