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오히려 미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닛케이는 14일(현지시각)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2027년 미국 GDP를 1.1% 감소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 개발도상경제연구소(IDE)의 분석에 따르면, 트럼프가 공약한 멕시코·캐나다산 25% 관세, 중국산 추가 10% 관세는 물가 상승과 고용 감소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농업과 광업 부문이 각각 1.5% 위축될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이 멕시코로부터 수입하는 토마토, 아보카도 등 농산물 가격이 상승하면서 소비자 지출이 감소하고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국산 제품 가격 상승도 미국 경제에 부담이 될 전망이다. 중국은 전기차 배터리용 천연 흑연과 영구 자석의 77.8%, 리튬이온 전지의 65.1%를 미국에 공급하고 있다.
반면, 일본과 아세안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한다. 일본의 GDP는 0.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으며, 아세안도 중국을 대체하는 생산기지로 부상하며 혜택을 볼 것으로 분석됐다.
이미 글로벌 기업들의 생산기지 이전이 시작됐다. 리코는 미국향 사무기기 생산을 중국에서 태국으로 옮길 계획이며, 스티브 매든은 중국 의존도를 70%에서 45%로 낮추고 캄보디아와 베트남으로 생산을 다각화하고 있다.
멕시코와 캐나다는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된다. 2027년까지 멕시코 GDP는 3.8%, 캐나다는 1.2%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자동차 관련 생산이 멕시코 10.7%, 캐나다 10.2% 위축될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관세 위협이 협상용일 가능성을 제기한다. 다이이치생명연구소의 마에다 카즈마는 "완전한 실행 가능성은 작다"며 "다른 국가들과의 협상 카드로 활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한국 경제에 새로운 도전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주요 수출 시장인 미국과 중국이 동시에 타격을 받을 수 있지만, 아세안을 활용한 우회 기회도 존재한다고 분석한다.
"한국은 美·中 의존도가 높아 직격탄이 우려된다"라고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말했다. 미국의 GDP가 1.1% 감소하고 중국도 0.3% 위축될 경우 한국의 수출에도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관계자는 "다만 일본처럼 아세안을 활용한 우회 수출로 충격을 완화할 수 있다"며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과의 협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산업연구원 관계자는 "결국 공급망 재편이 피할 수 없는 과제"라며 "단기 대응과 함께 중장기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은 한국 경제에 위기이자 기회가 될 전망이다. 리스크 관리와 함께 새로운 기회 발굴을 위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