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증권거래소(TSE)가 상장 기업 수 감소를 감수하고 '질적 성장'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TSE는 올해 94개 기업을 상장 폐지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이는 2013년 이후 가장 많은 수치라고 밝혔다. 신규 상장 기업 수 감소와 맞물려 올해 말 TSE 상장 기업 수는 사상 처음으로 감소할 전망이라고 16일(현지시각)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TSE는 2022년부터 상장 유지 기준을 강화하고 기업들의 경쟁력 제고를 유도해왔다. 기업들은 시가총액, 유통 주식 비율, 자기자본 이익률(ROE) 등 엄격한 기준을 충족해야 상장을 유지할 수 있다. 이는 투자자들에게 더 매력적인 투자 환경을 조성하고, 국제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상장 기업 수 감소는 글로벌 증시의 전반적인 추세다. 미국과 유럽에서도 상장 기업 수는 감소하고 있다. 상장 비용 증가, 민간 시장에서의 자금조달 용이성, 규제 강화 등이 상장 기업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TSE는 상장 기업 수 감소를 '양보다 질' 전략으로 전환하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엄격한 상장 유지 기준을 통해 경쟁력 있는 기업들을 시장에 남기고, 투자자들에게 더 매력적인 투자 환경을 제공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상장 기업 수 감소가 투자 매력도를 높이는 데 실질적으로 기여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상장 기업 수 감소가 오히려 시장 활력을 저해하고 투자자들의 선택지를 줄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TSE의 상장 유지 기준 강화와 함께 행동주의 주주들의 활동도 증가하고 있다. 행동주의 주주들은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주주 제안을 통해 기업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이는 기업들의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 가치 제고를 촉진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TSE의 상장 기업 감소 및 질적 성장 전략은 한국 증시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 증시는 상장 기업 수 증가에 치중해 왔지만, 앞으로는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 투자 환경 개선, 지배구조 개선 등 질적 성장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특히, 혁신 기업 육성, 투자 유치 활성화, 규제 완화 등을 통해 증시의 역동성을 높이고 투자 매력도를 제고해야 한다. 또한, 행동주의 주주들의 활동을 장려하고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유도하여 투자자들의 신뢰를 확보해야 할 것이다.
전문가들은 "한국 증시는 TSE의 사례를 참고하여 '양보다 질' 전략으로 전환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시장으로 도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