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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트럼프 2.0 생존 전략 "디지털 전환과 역내 협력이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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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트럼프 2.0 생존 전략 "디지털 전환과 역내 협력이 답이다"

미·중 의존도 낮추고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가 핵심 과제

싱가포르에서 열렸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회의의 모습.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싱가포르에서 열렸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회의의 모습. 사진=로이터

전문가들은 트럼프 재집권에 대비한 아시아 국가들의 생존 전략으로 ▲역내 무역·투자 강화를 통한 미·중 의존도 축소 ▲디지털 인프라 투자를 통한 신성장 동력 확보 ▲일대일로 등 다양한 투자 채널을 활용한 인프라 개발을 제시하고 있다고 16일(현지시각)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트럼프의 재집권으로 아시아 경제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트럼프는 중국산 제품에 최대 60% 관세를 부과하고, 기타 수입품에도 20%의 기본 관세를 적용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극적인 국제 무역 질서의 재편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트럼프의 첫 임기(2017~2021년) 동안 미국의 관세 수입은 346억 달러에서 708억 달러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 규모는 3700억 달러에 달했다. 이러한 무역 긴장은 아시아 개발도상국의 GDP 성장률을 2017년 5.9%에서 2019년 5.2%로 끌어내렸다.

그러나 이러한 위기는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기도 했다. 베트남은 기업들이 중국을 대체할 생산기지를 찾으면서 2019년 1분기 대미 수출이 전년 대비 28.8% 증가하는 혜택을 누렸다. 이는 아시아 지역 내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아시아 각국의 경제 상황도 다양한 양상을 보인다. 중국은 2023년 5.2%의 GDP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부동산 위기와 인구 감소 등 구조적 문제에 직면해 있다. 반면 인도네시아는 5% 이상의 안정적 성장을 유지했고, 일본은 인플레이션과 엔화 약세 속에서도 완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2022년 발효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은 세계 최대 무역 블록을 형성하며 미·중 갈등의 부정적 영향을 일부 상쇄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이 협정에서 배제된 것은 역내 경제 주도권 경쟁을 더욱 부각하고 있다.

안보 환경도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중국은 2022년 군사비를 2920억 달러까지 늘리며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군사비 지출국이 되었다. 남중국해와 대만해협에서의 군사 활동 강화는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이에 대응해 미국은 쿼드(Quad) 협력을 강화하고 일본, 한국, 필리핀 등 전통적 동맹국들과의 군사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 역시 인프라 투자와 외교를 통해 동남아시아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며 지역 관계는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2.0 시대에 아시아 국가들이 취해야 할 전략으로 크게 세 가지를 제시한다. 첫째, 역내 무역과 투자 강화를 통해 미·중 시장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다. 둘째, 디지털 인프라 투자를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셋째, 일대일로 등 다양한 투자 채널을 활용해 인프라를 개발하는 것이다.

특히 일본, 인도, 싱가포르 등 역내 경제 강국들의 역할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이들 국가는 미·중 양국 사이에서 전략적 자율성을 유지하면서도 역내 협력을 강화하는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하다.

트럼프 2.0 시대는 아시아 경제에 위기이자 기회가 될 수 있다. 성공적인 대응을 위해서는 신중한 외교, 전략적 선견지명, 역내 협력 강화가 필수적이다. 아시아의 미래는 각국이 이러한 복잡한 정치 경제적 도전을 얼마나 잘 헤쳐나가느냐에 달려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