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소비 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된 상황에서도 중국의 벤처캐피털 회사인 BA Capital은 틈새 소비자 영역에서 성장 기회를 발굴하며 주목받고 있다. 틈새시장 공략과 효율성 극대화를 통해 13억8000만 달러(약 100억 위안) 규모의 펀드로 성장한 이 벤처캐피털의 성공 사례는 중국 소비 시장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16일(현지시각)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BA Capital은 2016년 설립된 이후 중국 소비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여 투자를 이어왔다. 특히, '경험'과 '효율'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을 공략하며 차별화된 투자 전략을 펼치고 있다.
BA Capital은 블라인드 박스 장난감 프랜차이즈 '팝 마트(Pop Mart)', 보석상 '라오푸 골드(Laopu Gold)' 등 틈새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기업들에 투자해왔다. 최근에는 중국의 '현(縣) 경제', 즉 소도시의 유망한 기업들을 발굴하고, '야간 경제', '실버 경제' 등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이끄는 기업들에 투자하며 성과를 내고 있다.
대표적인 투자 사례로는 냉동 감자튀김 업체 '카이다 헝예(Kaida Hengye)'가 있다. 카이다 헝예는 자체 농장 운영과 효율적인 물류 시스템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BA Capital의 투자를 발판 삼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또한, 만두 체인 '위안지 윈자오(Yuanji Yunjiao)'는 자체 생산 및 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40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며 성공을 거두고 있다. 스낵 소매업체 'MMHM Group'은 다양한 저렴한 제품을 제공하며 소도시 소비자들을 공략하여 1만3000개 이상의 매장을 확보했다.
마이클 장 BA Capital 설립자는 "중국 소비자들은 더 이상 외국 브랜드를 맹목적으로 선호하지 않는다"며 "가격 대비 높은 가치를 제공하고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국내 브랜드들이 성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한 "중국 소비자들은 '정서적 가치'를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며 "독특한 경험과 스토리를 제공하는 브랜드들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BA Capital은 이러한 소비 트렌드 변화에 맞춰 전통 브랜드 혁신에도 투자하고 있다. 팝 마트는 블라인드 박스라는 독특한 판매 방식과 다양한 캐릭터 상품으로 소비자들에게 '수집'과 '놀라움'이라는 경험을 제공하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장 설립자는 "소비자 중심 비즈니스는 자본 집약적인 하이테크 스타트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위험이 낮다"며 "건전한 현금 흐름과 레버리지 자본을 갖춘 회사를 선택하여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IPO를 가장 선호하는 투자비 회수 전략으로 꼽으면서도, 배당금, 인수합병, 자사주 매입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투자 수익을 극대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 BA Capital의 성공 사례는 한국 벤처캐피털 업계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특히 대형 성장주나 하이테크 기업 위주의 투자에서 벗어나 틈새시장과 소비자 경험에 주목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준다.
한국 벤처캐피털은 소비자 트렌드 변화를 면밀 분석하고, 효율성과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기업을 발굴하는 데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특히 중소형 기업이라도 틈새시장에서 강점을 가진 기업들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