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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LNG 수입 감소, 유럽 에너지 위기 구원투수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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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LNG 수입 감소, 유럽 에너지 위기 구원투수 되나

중국 장쑤성 난퉁(Nantong)시 루둥(Rudong)항에 있는 페트로차이나(PetroChina)의 수용 터미널의 모습. 사진=로이터 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장쑤성 난퉁(Nantong)시 루둥(Rudong)항에 있는 페트로차이나(PetroChina)의 수용 터미널의 모습. 사진=로이터

글로벌 에너지 시장이 중국의 LNG 수입 감소와 러시아産 파이프라인 가스 수입 확대라는 구조적 변화 속에서 새로운 균형점을 찾고 있다.

15일(현지시각) 오일프라이스 보도에 따르면, 이러한 변화는 유럽의 에너지 위기 완화와 글로벌 LNG 가격 안정화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세계 최대 LNG 수입국인 중국의 수입 구조 변화가 주목된다. 2023년 약 7130만 톤의 LNG를 수입하며 일본을 제치고 최대 수입국이 된 중국은 최근 한 달간 수입량을 2020~2023년 4년 평균 대비 12% 줄였다.

이는 올해 초부터 꾸준히 비축해온 가스 재고가 충분한 수준에 도달한 데다, 러시아 가스프롬의 '파워 오브 시베리아' 파이프라인을 통한 가스 공급이 연간 380억 입방미터로 최대치를 기록한 영향이다. 특히 동북아시아 LNG 현물 가격이 MMBtu당 15달러까지 상승하면서 중국은 추가적인 현물 구매를 자제하고 있다.

이런 변화는 글로벌 LNG 시장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유럽은 한파와 낮은 풍속, 우크라이나 경유 러시아 가스 공급 계약 만료를 앞두고 2016년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가스 재고를 소진하고 있다. 2023년 약 134억 입방미터의 LNG를 수입한 유럽에게 중국발 공급 여력 확대는 겨울철 에너지 수급 안정화의 기회가 되고 있다.

한국을 비롯한 주요 LNG 수입국들도 수혜가 예상된다. 중국의 수입 감소로 동북아시아 LNG 현물 가격이 안정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연간 약 4000만 톤의 LNG를 수입하는 한국의 에너지 수입 부담도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2025년 글로벌 가스 시장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함께 공급 구조의 대변화가 예상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5년 LNG 공급이 전년 대비 약 6%(30 Bcm)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는데, 특히 북미 지역이 전체 공급 증가의 85%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트럼프는 취임 첫날 LNG 수출 터미널 승인을 공언하는 등 적극적인 LNG 수출 확대 정책을 예고하고 있다.

다만 대러시아 제재 완화 가능성과 미·중 무역갈등 심화는 시장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특히 러시아와 중국이 '파워 오브 시베리아 2' 프로젝트를 통해 연간 50 Bcm의 추가 가스 공급을 논의하는 등 에너지 협력을 강화하고 있어, 이는 글로벌 LNG 시장의 수급 안정화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세계 최대 LNG 수입국인 중국이 러시아産 파이프라인 가스로 수요를 충당할 경우, 그만큼 글로벌 LNG 현물 시장의 공급 여력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는 동시에 글로벌 에너지 교역이 미국 중심의 LNG 시장과 러시아-중국 중심의 파이프라인 가스 시장으로 이원화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현재 시장 변화는 단기적으로 글로벌 LNG 수급 안정화에 긍정적이나, 장기적으로는 미국 중심의 서방 진영과 러시아-중국 축으로의 에너지 교역 재편이 불가피해 보인다. 각국은 이러한 지정학적 변화에 대응해 공급원 다변화와 청정에너지 전환 가속화를 통해 에너지 안보를 강화해야 할 것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