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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AI 칩 48만대 확보...경쟁사 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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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AI 칩 48만대 확보...경쟁사 압도

워싱턴주 레드몬드에 있는 마이크로소프트 연구소에서 애저 코발트(Azure Cobalt) 칩을 테스트하는 장면.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워싱턴주 레드몬드에 있는 마이크로소프트 연구소에서 애저 코발트(Azure Cobalt) 칩을 테스트하는 장면. 사진=로이터

마이크로소프트가 엔비디아의 호퍼(Hopper) AI 칩을 대규모로 선점하며 글로벌 AI 시장의 판도가 급변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8일(현지시각) 기술 컨설팅 업체 옴디아(Omdia)의 분석을 인용해 마이크로소프트가 2024년 엔비디아의 호퍼 AI 칩을 48만5000대 구매해 메타(22만4000대), 아마존(19만6000대), 구글(16만9000대) 등 경쟁사들을 크게 앞섰다고 보도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이번 행보는 오픈AI에 대한 130억 달러 투자와 맞물려 AI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한 전략적 포석으로 해석된다. 특히 위스콘신주에 33억 달러 규모 AI 인프라 투자를 발표하고, 애저(Azure) 클라우드를 통한 AI 인프라 확충과 코파일럿(Copilot) 등 AI 서비스를 강화하는 등 통합된 AI 생태계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호퍼 아키텍처의 기술적 우위도 주목할 만하다. 이전 세대인 볼타(Volta)보다 2.2배 높은 메모리 대역폭과 최대 3.8배 빠른 성능을 제공하며, 96GB의 대용량 메모리와 트랜스포머 엔진을 통해 AI 워크로드 최적화를 실현한다. 특히 그레이스 CPU와 결합된 그레이스 호퍼 슈퍼칩은 900GB/s의 총 대역폭을 제공해 대규모 언어 모델 처리에 탁월한 성능을 보인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체 AI칩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구글은 10년간 개발해온 TPU를, 메타는 자체 AI 가속기 칩을 각각 150만개 배포했다. 아마존도 트레인리움과 인페렌티아 칩 130만개를 배치하며 앤트로픽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AMD 역시 MI300 칩으로 시장에 진입해 메타(17만3000개)와 마이크로소프트(9만6000개)에 공급하며 엔비디아의 독점적 지위에 도전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의 행보도 주목된다. 바이트댄스와 텐센트는 각각 23만개의 엔비디아 칩을 확보했으나, 미국의 수출 통제로 성능이 제한된 H20 모델을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다. 엔비디아는 호퍼의 후속 모델인 블랙웰(Blackwell) 출시로 기술 우위를 유지하려 하지만, H100 대비 30배 향상된 성능에도 불구하고 빅테크 기업들의 자체 칩 개발 가속화와 중국 시장 불확실성이라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대규모 투자는 수익성 측면에서 우려도 제기된다. D.A. 데이비슨의 길 루리아 기술연구 책임자는 대규모 AI 투자가 장기적으로 기업의 수익성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AI 기술 운영에는 상당한 비용이 소요되며, 투자 대비 수익 실현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2025년 트럼프 재집권 시 AI 시장은 더욱 극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대중국 기술 제재 강화로 중국 기업들의 AI 칩 확보는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며, 미국 기업들의 AI 기술 개발은 더욱 장려될 것으로 보여 기술 패권을 둘러싼 미·중 갈등이 격화될 수 있다. 한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러한 시장 변화 속에서 HBM(고대역폭 메모리) 등 틈새시장 공략과 자체 AI칩 개발 역량 확보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