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경제대국 미국에서 밀레니얼 세대의 은퇴 준비 부족 문제가 심각한 사회적 위기로 대두되고 있다.
배런스는 투자회사 슈로더가 발표한 조사 결과를 인용해 이들의 실제 은퇴 준비 자금이 필요 추정액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조사에 따르면, 현재 평균 35세인 밀레니얼 세대는 편안한 노후생활을 위해 120만 달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저축 목표액은 85만 달러에 그치고 있다. 더욱 우려되는 점은 2054년 은퇴 시점의 인플레이션(연 2.5% 가정)을 고려하면 현재 가치로 약 250만 달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격차의 근본 원인은 높은 주거비용과 교육 부채에 있다. 렌딩트리의 2022년 조사에 따르면, 26-41세 밀레니얼 세대의 중위 순자산은 8만4941달러로, 같은 연령대였던 이전 세대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노스웨스턴 뮤추얼의 최근 조사에서 이들의 평균 은퇴 저축액은 6만2600달러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이 격차를 줄이기 위한 해법으로 주식 투자 비중 확대를 제시한다. 재무설계사들은 젊은 투자자들에게 포트폴리오의 90% 정도를 주식으로 운용할 것을 권장한다. 실제로 S&P 500 지수는 2023년 28% 상승하는 등 장기적으로 현금성 자산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해왔다.
구체적인 은퇴 준비 가이드라인도 제시됐다. 은퇴 플랜 전문가들은 401(k)에 급여의 15%를 저축하고, 은퇴 전 예상 연간 지출의 25배를 저축할 것을 권장한다. 예를 들어, 연간 8만 달러 지출을 예상하고 사회보장에서 4만 달러를 받는다면, 100만 달러의 포트폴리오가 필요하다는 계산이다.
이러한 은퇴 자금 부족은 심각한 사회적 파장을 초래할 수 있다. 베이비부머 세대보다 자산 축적이 어려운 밀레니얼 세대는 노후 빈곤 위험이 크며, 이는 사회 안전망 부담 증가와 세대간 갈등 심화로 이어질 수 있다.
향후 정치적 변화도 중요한 변수다. 트럼프 취임 이후 감세 정책이나 규제 완화는 단기적으로 주식시장에 긍정적일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부의 양극화를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또한 미·중 관계 등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 증가는 투자환경을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