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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니켈 생산 급증에 세계 시장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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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니켈 생산 급증에 세계 시장 '휘청'

공급 과잉에 가격 46% 폭락...스테인리스강 시장도 타격

인도네시아 남술라웨시 주 소로와코에 있는 니켈 가공 공장.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인도네시아 남술라웨시 주 소로와코에 있는 니켈 가공 공장. 사진=로이터
인도네시아의 니켈 생산 증가가 세계 니켈 시장의 공급 과잉을 초래하며 가격 하락을 가속하고 있다. 이는 스테인리스강 시장에 영향을 미치며 글로벌 공급망에 혼란을 가중하고 있다고 17일(현지시각) 에너지 전문 매체인 ‘오일프라이스’가 보도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2022년과 2023년 각각 세계 니켈 광산 공급량의 48%와 50%를 차지했다. 2024년에는 생산량 증가와 타 지역 광산 폐쇄로 시장 점유율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런던금속거래소(LME)와 상하이선물거래소(SHFE) 창고에는 니켈 재고가 급증했다. 12월 12일 기준 LME 재고는 2023년 말 대비 157% 증가했으며, SHFE 재고도 152% 증가했다.

반면 니켈 가격은 올해 전년 대비 46% 급락했다. 특히 스테인리스강 304 합금의 할증료는 2021년 4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가격 하락에도 구매자들은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며 선제적 구매를 자제했다.
시장은 2024년 분기별로 상이한 양상을 보였다. 1분기에는 계절적 수요 증가에도 실망스러운 실적을 기록했다. 2분기에는 투기세력의 유입으로 일시적 반등을 보였으나, 3분기 들어 다시 하락세로 전환됐다.

주요 유통업체인 릴라이언스와 라이어슨은 2~3분기 연속 스테인리스강 출하량 감소를 기록했다. 이는 재고 과잉 상태에서 공격적인 할인에도 수요가 회복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4분기에 접어들며 니켈 가격은 안정세를 찾았지만, 여전히 하락 편향을 보인다. 12일 기준 니켈 가격은 3분기 말에 비해 6.41% 하락했으며, 2021년 4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 중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2025년에도 인도네시아의 공급 과잉이 지속할 것"이라며 "전기차 수요 둔화와 맞물려 당분간 가격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 니켈 시장의 공급 과잉으로 인한 가격 하락이 한국 기업들에 기회와 도전을 동시에 제공하고 있다. 니켈 가격 하락은 스테인리스강을 주요 원자재로 사용하는 국내 제조업체들에 원가 절감의 기회를 제공할 전망이다. 특히, 가전제품과 주방용품, 자동차 부품 제조사들의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 배터리 제조사들도 원가 경쟁력 강화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인도네시아의 시장 지배력 강화에 따른 공급망 리스크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국 기업들은 원자재 구매 전략을 재검토하고 공급처 다변화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인도네시아는 세계 니켈 공급량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2024년에는 이 비중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은 장기 공급 계약 조건 재협상이나 현물시장 활용 비중 확대 등 새로운 조달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