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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조선업체, 글로벌 싹쓸이… 한국은 '고부가' 선박으로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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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조선업체, 글로벌 싹쓸이… 한국은 '고부가' 선박으로 승부

글로벌 선박 수요 급증 속 중국 조선소 수혜 전망
환경 규제·노후선 교체 수요에 신규 주문 쇄도



중국 장쑤성 난퉁시 치둥시의 항구에 있는 조선 산업 단지의 공장 모습.                 사진=로이터 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장쑤성 난퉁시 치둥시의 항구에 있는 조선 산업 단지의 공장 모습. 사진=로이터

중국이 글로벌 조선 산업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할 전망이다. 18일(현지시각) ING의 보고서에 따르면, 노후 선박 교체와 새로운 환경 규제 대응을 위한 글로벌 선박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중국 조선소들이 최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ING의 경제학자들은 한국 조선소들이 수익성과 신뢰성 높은 주문에만 집중하는 '신중한' 접근을 취하는 사이, 중국이 시장 상승세의 주요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 2년간 중국에서는 이전에 폐쇄됐던 조선소들이 재가동되며 신규 주문을 받기 시작했다.
중국의 시장 지배력은 이미 압도적이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전 세계 신조선 주문의 86%를 중국 조선소가 차지했으며, 한국은 12%에 그쳤다. 수주 잔고 기준으로도 중국이 55%, 한국이 26%를 기록했다.

중국 조선 산업의 경쟁력은 여러 요인에 기인한다. ING는 중국의 조선 인건비가 한국이나 일본보다 50% 저렴하며, 저가 철강 조달이 용이하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중국 정부의 '주권 환불 보장' 등 정책적 지원도 큰 힘이 되고 있다.

특히, 최근 국제해사기구(IMO)의 새로운 환경 규제 도입으로 인한 수요 증가가 중국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2023년 1월부터 시행된 '에너지 효율 기존 선박 지수 및 탄소 집약도 지표'는 모든 선박의 에너지 효율성과 탄소 등급 계산을 의무화했다.

런던과 상하이에 본사를 둔 하트랜드 쉬핑 서비스는 10월 신조선 컨테이너선 수요가 2021년 2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침체했던 조선 산업이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 조선소들은 여전히 기술적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ING는 "한국의 시장 점유율은 감소했지만, 효율성에서는 선두를 달리고 있다"며 "LNG선과 같은 고부가가치 선박은 주로 한국 조선소들이 수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의 시장 지배력 강화가 예상되지만, 한국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고부가가치 선종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것"이라며 "글로벌 해운산업의 호황이 양국 모두에게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조선 산업은 중국이나 일본보다 한국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더 크다는 점도 주목된다. 중국의 경우, 대부분의 주문이 내수시장에서 발생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