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안 브레머 유라시아그룹 회장이 최근 닛케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전망했다.
그는 "트럼프의 세계관은 거래적이고 일방적"이라며 "민주주의 국가인지 독재 국가인지보다는 거래 가능성에 주목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자주의보다 개별 지도자와의 일대일 협상을 선호하는데, 이는 미국의 힘의 우위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는 트럼프가 조기 종전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브레머는 "현 분쟁 상황을 동결하는 방식으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압박을 가할 것"이라며 "다만, 유럽 동맹국들의 동의를 얻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중 관계에 대해서는 마찰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트럼프 자신은 항상 협상 타결을 지향하지만, 그의 팀은 바이든 행정부보다 훨씬 더 매파적"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공화당 의원 대부분이 중국을 주적으로 간주하고 있어 협상 타결을 원하는 이들이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향후 4년 내 중국의 대만 점령 가능성은 낮게 봤다. "중국이 아직 군사적으로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그러나 "미·중 간 다양한 마찰 요인들이 있어 관계는 점차 악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과 관련해서는 "현 총리가 아베 전 총리만큼 카리스마가 없어 트럼프와의 개인적 관계 형성이 어려울 수 있다"면서도 "국방비 증액과 한국과의 관계 개선 등 구조적 포지셔닝은 오히려 더 나아졌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더욱 불안정한 국제 정세에 직면할 것"이라며 "특히, 대중국 정책이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의 두 번째 임기를 앞두고, 이안 브레머의 분석은 한국 외교·안보 정책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우선 대미 외교에서 '거래적 접근'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 국제정치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트럼프가 관세를 주요 협상 카드로 활용할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자동차 관세 등에 대한 선제적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미·중 갈등 심화 가능성에 대비한 전략도 중요하다. "한국이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잡되, 동맹 관계와 경제적 이해관계를 모두 고려한 실용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한 외교 전문가는 "일본이 한국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대미 협상력을 높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한일 협력 강화가 미국과의 관계에서도 레버리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