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헬스케어 산업이 2024년 사상 최악의 부진을 기록했으나, 산업 재편 과정에서 새로운 투자 기회가 부상하고 있다.
배런스(Barron's)가 19일(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골드만삭스의 헬스케어 전문가 아사드 하이더는 의료기술, 중형 바이오텍, 의약품 유통 부문의 선별적 투자 기회에 주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2024년 헬스케어 섹터는 S&P500 지수가 약 27.6% 상승한 것과 대조적으로 약 2%대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이는 단순한 경기 순환적 현상이 아닌, 정책 불확실성과 기업 실적 악화, 산업 구조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특히 제약사와 병원 운영자들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비용 증가와 규제 강화로 수익성이 악화됐다. 여기에 트럼프의 재집권은 업계에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메디케이드 예산 삭감과 의약품 가격 정책 변화는 산업 전반에 구조적 변화를 초래할 전망이다. 특히 연방거래위원회(FTC)의 M&A 규제 완화 가능성은 업계 재편을 가속화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도 주목할 만한 성과를 보이는 기업들이 있다. 의료기술 부문의 인튜이티브 서지컬과 보스턴 사이언티픽은 혁신적 제품 개발을 통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의약품 유통업체인 센코라(구 아메리소스베르겐), 캐디널, 맥케슨은 안정적인 실적을 바탕으로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고 있다.
비만치료제 시장에서는 일라이 릴리가 약 34%의 주가 상승을 기록하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노보 노디스크의 신약 개발 진행 상황도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으며, 이는 향후 시장 경쟁 구도에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국 기업들에게 이러한 변화는 도전이자 기회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은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SK바이오팜은 중추신경계 신약 개발로 미국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한미약품과 유한양행 등도 혁신신약 개발과 글로벌 제약사와의 기술 수출을 통해 성장 기반을 다지고 있다.
투자자들을 위한 실질적 조언도 제시됐다. 첫째, 정책 리스크가 낮은 의료기술과 의약품 유통 부문에 투자 비중을 높일 것, 둘째, 혁신적 신약 개발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중형 바이오텍 기업에 주목할 것, 셋째, 글로벌 제약사들의 M&A 동향을 주시하며 수혜가 예상되는 기업들을 선별할 것 등이다.
2025년 이후 헬스케어 산업은 정책 변화와 기술 혁신을 축으로 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예상된다. 투자자들은 단기적 변동성에 대비하면서도 중장기적 성장 가능성에 주목해야 하며, 특히 정책 변화에 따른 산업 재편 과정에서 발생하는 투자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