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아프리카에서 엘리트층을 넘어 일반 시민들의 폭넓은 지지를 얻고 있다. 21일(현지시각) 아시아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가 발표한 '중국에 대한 글로벌 여론 프로젝트' 조사 결과,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들에서 중국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부정적 평가의 3배에 달했다.
폴 카가메 르완다 대통령은 최근 도하포럼에서 "중국과의 협력이 무역과 투자 측면에서 실질적 가치를 제공하고 있다"며 "모두가 승자가 되는 협력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아시아소사이어티의 앤드류 처브 펠로우는 "중국이 다른 개발 파트너들이 기피하는 지역에서도 적극적으로 활동하면서 발전과 경제적 기회를 제공한다는 인식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중국은 아프리카 최대 교역국으로, 지난 20년간 약 1820억 달러의 차관을 제공했다. 이 자금으로 항구, 철도 등 대형 인프라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주목할 만한 점은 중국과 외교 관계가 없는 에스와티니에서도 중국에 대한 평가가 긍정적이라는 것이다. 아프로바로미터 조사에 따르면 에스와티니 시민의 73%가 중국의 경제 활동이 자국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했다.
다만, 모든 아프리카 국가가 중국에 호의적인 것은 아니다. 중국이 광업과 담배 산업에 큰 이권을 가진 짐바브웨에서는 부정적 여론이 우세하다.
글로벌 맥락에서 보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선진국에서는 중국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강화되었으나, 개발도상국에서는 오히려 긍정적 평가가 늘어나는 추세다. 개도국 1200개 이상의 설문조사에서 긍정적 평가가 부정적 평가의 2배를 기록했다.
그러나, 인도, 터키, 이란 등 주요 개도국은 예외다. 특히 인도는 10년 전만 해도 중국에 긍정적이었으나, 국경 분쟁과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유럽·북미 수준의 부정적 여론이 형성됐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개발도상국과의 경제협력을 통해 실질적 혜택을 제공하면서 소프트파워를 강화하고 있다"며 "특히 아프리카에서는 인프라 투자를 통한 'win-win 전략'이 성공적"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이 아프리카에서 거둔 외교적 성공은 한국의 대외전략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전문가들은 특히 실질적 경제 협력을 통한 호혜적 관계 구축이 핵심이라고 지적한다.
국제관계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한국도 신남방·신북방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실질적 성과 도출이 미흡하다"며 "인프라 투자와 경제 협력을 통한 더 적극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외교안보연구소는 "중국이 아프리카에서 보여준 것처럼, 개발도상국과의 협력에서는 실질적 혜택 제공이 중요하다"며 "한국의 발전 경험을 공유하면서 win-win 할 수 있는 협력 모델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제한된 외교 자원을 고려할 때, 선택과 집중을 통한 전략적 접근이 중요하다"며 "특히 신흥국과의 관계에서는 경제 협력을 통한 신뢰 구축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소프트파워 강화를 위해서는 문화적 영향력과 함께 실질적인 경제적 혜택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