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신비의 도시이자 히피들의 천국이었던 네팔 카트만두가 세계적인 문화관광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7개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을 품은 이 도시는 내전과 지진의 상처를 극복하고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21일(현지시각)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해발 1400m의 히말라야산맥 기슭에 자리 잡은 카트만두는 1950년대까지만 해도 많은 이들이 이름만 들어봤을 뿐 실제로 본 사람은 드문 미지의 도시였다. 당시 인구 10만의 작은 도시였던 카트만두는 현재 160만 명이 거주하는 대도시로 성장했다.
그러나, 성장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1996년부터 2006년까지 이어진 내전으로 1만6000 명이 목숨을 잃었고, 2015년 대지진으로 9000 명이 사망했다. 수많은 문화유산이 파괴되고 도시 기반시설도 크게 훼손됐다.
하지만, 카트만두는 놀라운 회복력을 보여줬다. 도로는 보수됐고, 24시간 전력 공급이 가능해졌으며, 파괴된 사원과 궁전들도 복원됐다. 젊은 발렌드라 샤 시장의 주도로 쓰레기 처리와 도시 난개발 문제도 해결되고 있다.
미국의 어드벤처 투어 전문가 스티브 그레이스는 "카트만두는 사원의 종소리, 음식 향, 활기찬 대화가 어우러진 독특한 에너지를 가진 도시"라며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안전하고 친근한 도보 여행지"라고 평가했다.
대표적인 관광지는 왕궁이 있던 더르바르 광장이다. 1934년과 2015년 두 차례 지진으로 큰 피해를 봤으나, 현재는 옛 영광을 되찾았다. 7세기에 지어진 3층 건물 카스타만답과 17세기의 하누만 도카 궁전이 대표적 건축물이다.
1960년대 히피들의 아지트였던 '프리크 스트리트'도 여전히 매력적인 곳이다. 현재는 팔차 카페 등 아침 식사를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들이 들어서 있으며, 당시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사진들이 전시돼 있다.
7세기에 지어진 부다나트는 네팔 최대의 불교 사리탑으로, 50여 개의 사원과 티베트 난민촌이 있다. 파슈파티나트는 네팔 최고의 힌두교 사원으로, 매일 열리는 아르티 기도회에는 수백 명의 순례자가 모인다.
현지 전문가들은 "카트만두가 과거의 신비로움은 잃었을지 모르지만, 현대적 편의시설과 전통문화가 조화를 이루는 새로운 매력을 갖게 됐다"며 "관광객들에게 더 친근하고 안전한 목적지가 됐다"고 평가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